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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도 보는 보도자료 어려워, 고졸 이상만 이해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국민에게 정책내용을 알리는 정부의 보도자료가 너무 어려워, 고교 이상 교육을 받아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국립국어원은 인하대 산학협력단에 ‘보도자료 어휘 사용 양상 및 이해도 조사’를 의뢰한 결과, 우리 정부 보도자료는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고 문장이 지나치게 길어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조사팀이 지난해 2, 4, 6월에 발간한 17개 부처 보도자료 중 부서별로 월별 5개씩 골라 모두 255개 자료를 대상으로 분석해 ▷문장을 읽기 쉬운지 어려운지를 가늠하는 ‘독서지수’(어휘 난이도 90%, 문장 길이 10%로 독서 난이도를 나타내는 지수), ▷문장 속 어절 수 ▷어려운 전문용어 사용 비율 등을 산출한 결과, 모든 부처의 자료가 고교 이상의 교육을 받아야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자료는 기자 뿐 만 아니라 일반 국민도 보는 정부 공식 문서이다.

환경부의 독서지수가 1570으로 가장 높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1550으로 뒤를 이었다. 보건복지부(1410)가 가장 낮은 독서지수를 보였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일부 부처의 독서지수가 높게 나타났지만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제한된 어휘로만 평가해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문장당 어절 수는 대부분의 부처가 15어절을 넘었고, 외교부는 평균 19.5어절에 달했다. 전문가가 쓴 글의 문장당 어절수는 평균 14어절이라고 국립국어원은 전했다.

어려운 전문용어 사용 비율이 낮은 부처 그룹에는 고용노동부, 미래과학부, 문체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교육부, 농림축산부가 포함돼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려운 전문용어 사용 비율이 높은 부처 그룹에는 법무부, 통일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행정자치부, 여성가족부, 국토교통부, 외교부, 보건복지부가 포함됐다.

한편 조사팀이 보도자료 이해도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23∼30일 고교생, 대학생 4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고교생은 12점 만점에 3.70, 대학생은 7.57로 나타났다.

‘보도자료는 가급적 이해하기 쉽도록 글을 써야 한다’는 의견이 84%나 됐지만, 응답자에게 보도자료는 매우 어려운 문장이었던 것이다.

경력 10년 이상의 현직 기자 5명을 상대로 한 심층조사에서도 ‘문장 수준이 낮고 한자어가 많으며, 어법에 맞지 않은 문장이 있고 지나치게 길다’는 의견이 나왔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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