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8일 임명된 박 차관은 미디어정책관, 관광체육레저정책실장 등 문체부 요직을 두루 거쳐 내부 승진한 경우로 이번 인사로 1년 만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박 차관은 그동안 소통의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문체부 안은 물론 문화예술계에서 신임을 얻어온 터라 이번 인사와 관련, 해석이 분분할 수 밖에 없다.
정관주(왼쪽) 문체부 1차관 내정자와 교체된 박민권 1차관 |
우선, 이번 인사를 정기 인사의 틀에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역대 차관의 임기가 평균 1년으로 교체 시기에 따른 자연스런 인사로 보는 것이다. 다만 불과 한달 전, 기획재정부 1차관에 최상목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미래부 1차관에 홍남기 청와대 기획비서관이 자리를 옮긴 시점에 함께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문이 남는다.
다른 하나는 경질설이다. 사전예고 없이 급작스럽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힘이 실린다. 이는 박근혜 정부 3주년의 성과와 관련이 있다. 문화융성을 국정과제로 제시해온 정부가 4년차인 올해에는 가시적 성과가 나와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추진중인 문화창조벤처단지 등에 박차를 가하려면 박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알고 추진력도 갖춘 인물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청와대 식구 챙기기의 희생양이라는 해석도 있다.
정 차관 내정자는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인 1993년∼1997년 공보처 종합홍보실 전문위원과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으며,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대한석탄공사 감사자문위원, 새누리당 법률지원단 부단장, 네이버 뉴스편집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다, 2014년말부터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으로는 근무해왔다. 따라서 문화예술계와는 거리가 있는게 사실이다. 이에따라 문체부 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무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산적한 문화예술계 현안을 풀어나가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에 더해 이번 인사가 문체부 경고용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로 장·차관 3명이 모두 외부 인사로 채워짐으로써 문체부의 업무 추진에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2014년 8월 취임한 김종덕 장관은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 출신이며, 2013년 11월 임영된 김종 2차관은 한양대 교수 출신이다. 장ㆍ차관 모두 비관료 출신이기는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문체부는 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체부 직원들에게 ‘열심히 일하라’는 경고용 메시지라는 것이다.
문체부 한 국장은 “깜짝 인사에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이번 인사로 문체부 직원들의 사기가 꺽이지 않을까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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