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이 우리나라 성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평소 읽거나 듣는 말을 통해 외래어・외국어가 얼마나 사용된다고 생각하는지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인식이 56.6%로 과반수에 달했다. 2005년(60.2%)보다는 3.6% 하락했지만, 2010년(44.1%)보다 12.5%가 상승한 수치다. ‘보통’이라는 답변은 2010년도가 다른 해보다 약 5%가량 높았다.
2015년 조사 결과 중 연령별·학력별 응답에서는 눈에 띄는 차이가 있었다. 외래어나 외국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연령이 가장 낮은 20대(72.7%)가 연령이 가장 높았다. 이는 60대 이상(46.9%)보다 25.8% 높게 나타났다. 또 대학교 졸업·재학(62.4%)자가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인 사람(38.6%)보다 28.8% 높게 나타났다. 연령이 낮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외래어와 외국어를 사용이 많다.
외래어나 외국어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받는 인상으로 ‘별 느낌이 없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47.3%를 차지했으며, 이어 ‘잘난 척하는 느낌이 든다’가 22.2%, ‘세련된 느낌이 든다’가 12.3%, ‘유치해 보인다’가 9.1%, ‘학식이 높아 보인다’가 9.0%로 나타났다. 절반 정도의 사람들은 외래어・외국어의 사용과 사람의 인상을 연관 짓지 않지만, 31.3%는 긍정적인 인상보다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외래어 또는 외국어를 사용하는 이유로는 ‘우리말보다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서’(30.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적당한 우리말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서’(30.3%)도 높게 나타났다. 이 밖에 ‘주위 사람들이 외국어나 외래어를 많이 쓰기 때문에’(14.7%), ‘외래어・외국어로 된 전문적인 용어 사용이 능력 있어 보이므로’(13.9%), ‘외래어나 외국어가 우리말보다 세련된 느낌이 있기 때문에’(10.0%)라고 ‘있어 보이기’위한 행동의 일환으로 쓰는 측면도 컸다.
이는 외래어나 외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의도하는 바와 달리 상대방이 부정적으로 여긴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바른 국어 사용이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길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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