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100명, 기성작가까지 합류
저렴한 구독료, 낮은 진입장벽 성장동력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지난해 화제를 불러모은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배우 박보검과 김유정의 호연이 인기요인으로 꼽히지만 사실 흥행은 ‘따놓은 당상’이나 다름없었다. 네이버에 연재됐을 당시 웹소설 ‘구르미~’의 누적 조회수는 무려 5000만건으로 독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기 때문이다. 연재가 끝났음에도 웹소설 ‘구르미~’는 드라마 방영 당시, 한달 유료보기로 매출 5억원을 거둬들였다.
이미지는 ‘구르미 그린 달빛’삽화 |
‘웹소설의 전설’로 불리는 남이성 작가의 ‘달빛조각사’는 2013년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를 시작한 지 한 달만에 매출 1억원을 올렸다. 정기 구독자만 400만명에 달해 카카오페이지에 톡톡히 효자노릇을 했다. 카카오페이지에서 현재 잘 나가는 로맨스 소설 한 편은 하루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하루 50만명이 100원씩 내고 5분 머물다 간다는 얘기다.
최근 웹소설이 이야기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원년격인 2013년 100억원, 2014년 200억원, 2015년 400억원, 2016년 1000억원 규모로 매년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종이책 소설 시장이 점점 기우는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작가는 ‘구르미~’의 윤이수 작가, ‘황제의 외동딸’의 작가 윤슬, 판타지 작가로는 ‘북검전기’의 우각, ‘달빛조각사’의 남이성 작가, ‘1874 대혁명’의 작가 다물 등이 순위를 다툰다. 이들은 대체로 한 해 수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1억 이상 연봉 작가가 100여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들 인기작가의 몸값은 날로 치솟고 있다. 독점 연재에 선인세 2000,3000만원은 기본으로,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인기작가의 경우, 앞으로 쓸 3개 소설, 2,3년치는 입도선매된 상태다.
이미지는‘달빛조각사’ |
현재 운영되고 있는 주요 웹소설 포털은 대여섯 곳에 이른다. 네이버, 카카오페이지 등 종합포털과 조아라, 문피아, 북팔 등 쟝르소설포털이 시장을 다투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네이버의 웹소설 보기는 90억회, 한 달에 한 번 이상 방문한 고정독자는 500만명에 이른다. 카카오페이지는 65억회, 지난해 1분기 매출만 19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최근에는 도서유통채널인 교보문고가 별도의 웹소설 플랫폼 ‘톡소다’를 오픈, 시장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웹소설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무엇보다 진입장벽이 낮은데 있다. 기성 문단과 달리 일반인들도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최대 매력이다. 또한 웹튠과 달리 유료화 시스템을 구축한 게 성장의 동력이 됐다. 특히 연재 일정부분을 무료로 공개하고 이후 회당 100원씩 보게 하는 ‘미끼’와 저렴한 구독료 전략이 주효했다. 수익배분은 작가가 70%, 플랫폼이 30%를 가져가는 식이다.
웹소설 붐이 일면서 웹소설 작가되기 강좌도 폭발적으로 인기다. 주부, 직장인 등 일반인 뿐만 아니라 기성작가들도 기웃거릴 정도다. 잘 나가는 웹소설 한 편은 웹튠, 게임, 영화, 드라마 등 원소스 멀티유스의 원천이 된다. 콘텐츠시장이 디지털 연재, 스트리밍 구조로 변하는 중심에 웹소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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