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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토종 ‘방사선 암 치료기’ 나왔다
- 생기원 공동연구팀, 종양 위치 정확히 파악하는 ‘4D영상 종양 추적시스템’ 개발
- 고성능 방사선 방출장비와 결합, 정밀치료로 치료기간 단축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는 암 뿐 아니라 구토, 탈모, 피로감, 적ㆍ백혈구 감소 등의 부작용과도 싸워야 한다. 방사선 치료법의 경우 통증이 없고 통원치료가 가능해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 비용이 비싸고 종양 주변의 정상조직까지 방사선에 노출된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환자가 호흡할 때마다 종양의 위치가 바뀌는 것을 추적하기 어려워 실제 종양 크기보다 넓은 범위에 여러 번 약한 방사선을 쏘는 방식으로 치료해왔기 때문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로봇그룹 박상덕 박사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이 암세포에만 방사선을 투사해 정상 조직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사선 암 치료기 개발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설치된 연구팀이 개발한 ‘방사선 암 치료기’[제공=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연구팀은 종양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4D영상 종양 추적시스템과 근거리 물체를 선명하게 탐지하는 엑스밴드(X-Band)급 선형가속기에 기반한 고성능 방사선 발생장치를 개발하고, 이 기술들을 일체화한 방사선 암 치료기를 개발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지원하는 창의형융합연구사업으로 추진된 이번 연구는 생기원이 총괄 주관을 맡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가톨릭대학교, 쎄크로 등으로 구성된 산학연 공동연구팀이 5년간 융합연구를 진행해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3차원 영상에 ‘시간’ 변수를 합쳐 호흡에 따라 변하는 종양의 위치를 실시간 추적할 수 있는 4D영상 종양 추적시스템 개발을 맡았다.

이를 통해 치료의 정밀도는 높이고, 종양 주변 정상조직에 투사되는 방사선 피폭양은 크게 줄였다.

한국전기연구원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엑스밴드급 선형가속기 기반 고성능 방사선 발생장치는 기존 대비 구동 주파수를 3배 이상 높여 보다 정밀한 치료가 가능해졌다. 특히 선형가속기를 사용해 방사선 암 치료기의 크기와 무게를 줄임으로써 평균 1.5m의 두께가 요구되는 방사선 치료실 설치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가톨릭대학교는 환자의 방사선량을 예측할 수 있는 방사선 치료계획 시스템을 개발해 치료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이 기술이 실용화될 경우 보다 정밀하고 빠른 치료로 환자의 고통을 덜 수 있고 미국, 독일, 스웨덴 기업이 독점 공급해 온 방사선 암 치료기를 순수 국내기술로 설계·제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박상덕 박사는 “암 환자의 고통과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사선 암 치료기 국산화가 시급하다”며 “실용화되면 막대한 중국시장 등을 공략해 세계 방사선 치료기 시장의 10%를 점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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