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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달 탐사는 먼 '달나라 얘기'
인류 달 착륙 50년…한국은 달 궤도선 상세설계도 못마쳐
내년 12월 달 궤도선 발사 일정 연기 불가피

한국이 개발 중인 달탐사선의 상상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50년 전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에 성공적으로 착륙해 인간이 달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우리나라에게 달 탐사는 여전히 먼 '달나라 이야기'다.

▶달 궤도선 발사는 또 연기'= 국가 달 탐사 계획에 따르면, 국내 기술로 만드는 우리나라의 달 궤도선과 달 착륙선은 각각 550㎏짜리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와 협력을 통해 내년 12월 발사될 예정이다. 그러나 연구진간 기술적 의견차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면서, 달 탐사 일정은 다시 연기될 전망이다.

당초 항우연은 6개 탑재체와 연료탱크(260ℓ)를 포함한 궤도선의 총 중량을 550㎏으로 맞출 계획이었다. 문제는 탑재체가 늘어나면서 달 궤도선의 총 중량이 660㎏로 무거워졌고 이를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유명종 항우연 위성연구본부장은 "기존 설계를 따르더라도 660㎏ 궤도선이 1년 임무를 하는데는 무리가 없다"라고 설명하는 반면 신명호 항우연 노조위원장은 "연료탱크를 키우지 않으면 기존 설계로는 달 궤도선이 1년 동안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전했다. 올해 달 궤도선 개발 예산인 435억원도 지금까지 집행되지 않은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2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산·학·연 전문가 16명으로 구성된 달 탐사 사업 점검평가단이 항우연과 점검을 진행중"이라며 "최대한 연내에는 점검 결과를 내고 예산을 반영해 후속 일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치인 공약따라 춤추는 우주 정책=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 정책은 과학산업의 필요성 보다도 정치인들의 당리당략에 휘둘렸다. 관련 예산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기를 반복했다.

첫 국가 달 탐사 계획이 마련된 지난 2007년 노무현 정부는 2020년엔 달 궤도선을 개발하고, 2025년에 착륙선을 발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2013년 박근혜 정부는 달 궤도선을 2017년, 착륙선을 2020년 완성하겠다며 계획을 각각 3년, 5년 앞당겼다. 이 계획은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재조정됐다. 문재인 정부는 달 궤도선 발사 시기를 2020년 12월로, 착륙선을 2030년 이전으로 사실상 '원위치' 시켰다.

우주 정책을 계획하고 안정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도 '우주'는 찬밥 신세였다. 전공과 무관한 행정고시 출신 담당 과장이 우주 정책을 맡은 것도 모자라 2년마다 교체됐다. 당장 내년 12월에 발사할 달 궤도선의 크기와 무게가 반년이 넘도록 결정되지 못했는데, 정부는 이를 살펴보겠다며 지난 1월에서야 뒤늦게 점검단을 꾸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 등 일부 연구소와 정부 조직만으로는 우주산업 전체를 이끌 수 없다는 지적이 크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와 같은 '국가우주청'의 필요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국회미래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공무원이 정치권을 설득하지 못하고 휘둘리면서 어설픈 보고서·기획서를 남발하는 것이 과학기술 정책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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