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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디 불똥 어디까지 튈까…경제·산업계 '전전긍긍'
-첨단산업 관련 日 부품·소재 수출 제한 확대 여부 촉각
-당장 국산화·수입선 확대 쉽지 않아 ‘속앓이’만
-정부 강경대응 방침 속 기업들 생산차질도 고려를

[헤럴드경제=재계팀] "지금은 반디(반도체·디스플레이) 뿐이지만, 불똥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 소재 수출을 규제하는 경제보복 조치를 현실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위기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첨단재료들의 수출에 관해 허가신청을 면제해주는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관련 업종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국내 첨단산업의 경우 일본산 부품·소재를 공급받는 업체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만큼 일본의 조치가 아직 대응책을 갖추지 못한 국내 기업들의 급소를 찌르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3일 경제계에 따르면 전기전자·자동차·정밀기계·방산 등 관련업종 기업들은 일본의 추가적인 수출 제한 조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의 추가 조치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자칫 양국간 경제전쟁으로의 확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소재부품교역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부품소재 수입액은 총 1772억달러였다. 중국이 551억달러로 최대 수입국을 기록했고 일본은 288억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규모에선 중국이 앞섰지만, 반도체 관련 소재·1차금속 등 국내 주력산업과 관련된 소재부품의 수입은 일본에서 들여오는 비중이 상당하다.

기업들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주시할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일단 기업들은 영업비밀 혹은 일본 거래사와의 관계를 의식해 일본산 소재·부품 수입량과 규모 자체를 언급하기 꺼려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본 관련) 사업이나 제품을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 상대 기업에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일본은 소재로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데, 어떤 제품에 어떤 부품을 쓰는지 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아직 시행되지도 않은 일본의 수출 규제를 언급했다가 긁어 부스럼이 되는 상황을 의식한 대목이다.

그러면서도 "얼마나 넓은 소재, 분야로 확대되느냐에 따라 영향 달라지기 때문에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같은 입장은 화학업계나 방산업계 등 다른 산업 부문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다.

하지만 일본에서 소재·부품 수입이 끊길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공급처가 마땅치 않다는 것은 공통적인 고민이다.

당장 수개월 가량은 비축물량 활용, 생산량 조절 등을 통해 제품 출하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한 우려는 크다.

한 기업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첨단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통한 자체 공급을 추진해야한다는 여론이 많은데 시장 상황이나 제품 생산비용 면에서 국산화가 100% 정답은 아니다"며 "다만 일본 뿐 아니라 다른 국가로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등의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라는 '맞불대응'으로 나설 태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도 기업들은 우려를 나타낸다.

경제연구기관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가 자국 기업들에게도 리스크가 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끌고 가기 힘들 것으로 보는 게 정부의 인식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당장 대응책 없이 소재부품 수입 중단이라는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의 입장도 등한시돼선 안된다"고 밝혔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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