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수출규제 등 불확실성까지 증대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규제가 4일부터 시행되며 국내 반도체 업계의 불확실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대외 변수로 인한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다운턴(하락세)’ 국면에서 하반기 회복 기대감 또한 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4일 반도체 업계와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 등에 따르면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D램(DDR4 8Gb 1Gx8 2133MHz PC용 범용제품 기준)은 지난해 10월 처음 가격 하락이 시작된 이후 하락폭이 60%에 이르는 등 올해 들어서도 6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 메모리카드용 기준) 가격은 전달과 같은 보합세를 유지하며 작년 11월 이후 7개월만에 하락세가 멈추긴 했지만, 연초 대비 약 13%의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메모리 가격 하락 흐름이 올 하반기에도 지속되면서 오는 3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5%, 4분기에는 10% 가량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며 “미·중 무역 전쟁 격화로 인해 올 하반기 시장 변동성도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격 하락에 따라 수출액에서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반도체 수출액은 83억2000만달러로 전년비 25.5% 감소했다. 지난 5월의 -30.5%(전년 대비)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됐지만, 추세적으로는 하락세가 진행 중이다. 전월비로는 10.3% 증가했으나, 분기 마지막달 효과를 감안하면 특별한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 규제와는 별개로 2~3개월 전 대비 몇몇 부분에서는 분명 나아진 측면이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일단 봉합되면서 반도체 산업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줄어들었고,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메모리 업체들의 감산 정도도 확대됐기 때문”이라면서도 “여전히 과도한 메모리 업체들의 재고수준을 감안할 때, D램 가격 하락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개선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ICD)용 제품 등 재고 소진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하락까지 지속되면서 이미 구매 계획을 수립한 기업들도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 소진 및 수요 회복 시기가 연말로 미뤄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회복도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