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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래절벽에 공인중개업소 ‘시련의 계절’
6월기준 6년만에 폐업이 개업 역전
올 상반기 주택거래 28% 감소
먹거리 줄자 월세감당도 힘들어
규제 타깃 강남지역은 되레 증가
[연합]

올해 6월, 월 단위 공인중개사 폐업자 수가 개업자 수를 넘어섰다. 6월부터 폐업이 개업을 추월한 것은 2013년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대출 규제, 양도세 강화 등으로 ‘거래절벽’이 이어진 데다 지방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 여름철 비수기 등이 맞물린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26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한 달간 전국 신규 공인중개사 개업자는 1157명, 폐업자는 1187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6월부터 문 닫는 중개업소 숫자가 개업 숫자를 넘어선 것은 부동산 경기가 극도로 악화했던 2013년 이후 처음이다. 협회 관계자는 “통상 연초에는 전년도 시험에서 자격증을 딴 중개사가 개업에 많이 나서고, 연말로 갈수록 개업이 줄어든다”며 “상반기부터 개업·폐업 역전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드물다”고 언급했다.

바로 직전에 폐업이 개업을 앞섰던 시기도 연말에 해당하는 지난해 11~12월이었다. 9·13 대책의 영향이 본격화된 시점이다. 올 들어서는 새로 자격증을 딴 공인중개사의 등록으로 개업이 앞섰지만, 6개월 만에 다시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대출규제, 과표인상, 양도세 강화 등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와 거래량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지방은 공급물량 증가와 경기 위축의 영향에 따른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31만410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2% 줄었다. 지난 2006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먹거리는 줄어드는데, 경쟁은 가속화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협회 관계자는 “전국의 공인중개사가 10만6264명”이라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정 고객을 보유한 곳은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지만, 아닌 곳에서는 경쟁에서 도태되고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런 개업·폐업 역전현상은 전국에서 고루 나타나고 있다. 6월 기준으로 서울에서는 중개사협회 서부지부(마포구·용산구·성동구 등), 남부지부(양천구·강서구·구로구 등)에서 개업보다 폐업이 많았다. 부산, 인천, 울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도 이에 해당한다. 특히 경남은 지난해 4월부터 매월 폐업이 개업 수를 앞질러 지방 부동산시장의 오랜 침체를 반영했다.

하지만 정부가 규제 타깃으로 삼은 서울 동부지부(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는 올 들어 내내 개업이 폐업보다 많았다. 공인중개업계에서는 규제로 인한 위축 신호가 오히려 강남 이외의 곳에서부터 오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개·폐업 흐름은 시장에 대한 전망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지난 5월 3기 신도시 추가 발표로 주택공급이 늘어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폐업이 늘어났다는 건 중개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드러난 것”이라며 “중개사들도 2기 신도시가 제대로 소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공급대책만 나온다고 거래량이 늘어난다고 보진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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