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즈키 지난해 중국 시장 포기
전문가 “중국 아직은 포기하기에 너무 큰 시장”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짐 해킷 포드 사장 [AP]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의 향후 경영계획을 놓고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대비 4% 감소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시장 매출이 14%나 감소하는 등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포드의 조인트벤처(JV) 파트너인 창안자동차로부터 받은 생산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중국의 포드 공장들은 잠재 생산량의 불과 11% 밖에 가동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포드의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7%나 줄었다.
중국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포드와 푸조 브랜드를 보유한 PSA가 창안자동차와 함께 가동하고 있는 현지 공장은 상반기 겨우 102대의 차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이는 총 생산가능 규모의 1%에 불과하다. PSA의 또다른 OEM 파트너인 동풍자동차의 공장 가동률 역시 22%에 그쳤다. 이는 PSA그룹의 상반기 중국 매출이 62%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제조사들이 효율적인 생산시스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가동률이 80% 이상이 돼야함에도 불구, 10~20%대의 가동률은 심각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번스타인의 로빈 주 애널리스트는 “과잉 생산력은 결국 매우 약한 수익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OEM 기업들은 머지않아 중국 시장에서 자신들의 입지에 대해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실제 시장 이탈이 일어날 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실제 일본의 스즈키의 경우 지난해 수 십 년간 이어온 중국 사업을 접고, 중국을 떠난 첫 대형 자동차 회사로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서 중국이 가지고 있는 시장성에 여전히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글로벌 투자 은행 회사인 제프리스의 패트릭 위안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쏟을 것으로 전망했다. 포드가 새 모델 출시를 통해 시장 반전을 꾀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단일 시장으로 최대 규모”라며 “포기하기에는 너무 큰 시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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