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오염된 면도날·주사바늘 등 조심
C형, 백신 없지만 치료제로 완치 가능
문신 등을 할 때 기구를 통한 B형 또는 C형 간염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B형, C형 간염은 만성화되면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 암 사망원인 2위인 간암 발생원인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간염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문신 등을 시술할 때에는 기구를 통해 감염이 되지 않도록 위생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3억 5000만명 정도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B형 간염 유행지역으로 성인 인구의 약 3% 정도가 바이러스 보유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B형 간염은 간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몸 속 면역 체계에 의해 바이러스가 제거되면 6개월 이내 급성 간염을 앓고 대부분 완전히 회복된다. 하지만 신생아나 영유아기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생 B형 간염을 보유하게 되는 만성 간염 상태가 될 위험이 높다.
심주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환자의 면역상태, 감염되는 연령에 따라 만성화 비율은 차이가 나는데 성인은 약 5%지만 신생아는 약 90∼95%가 만성간염으로 이행된다”고 말했다.
B형 간염은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혈액, 체액, 분비물 등으로 전염된다. 오염된 면도날, 주사바늘, 칫솔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 감염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산모가 아이를 출산할 때 전파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B형 간염 주산기감염 예방사업을 통해 수직감염 비율은 감소하는 추세다. 성행위를 통해서는 전염될 가능성은 낮으며 A형 간염 바이러스처럼 음식물 섭취를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
급성 B형 간염에 걸리면 전신쇠약감, 피로감, 무력증, 황달, 식욕부진, 두통, 소화불량 등이 나타난다. B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미리 예방접종 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는 엄마로부터 태어난 신생아에게는 B형 간염 예방접종과 함께 면역 글로불린(HBIG)을 같이 주사해야 한다.
C형 간염 역시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해 전파된다. 대부분 피어싱이나 문신, 불법 시술. 마약 주사 등으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심재준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 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문신이 상용화됨에 따라 C형 감염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문신 이외에도 무허가 영양주사, 정맥마약, 성접촉 등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염이 되어도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지 않아 대부분 잘 모르고 지나가게 된다. B형 간염처럼 C형 간염도 만성화가 되면 만성 간염, 간경변증 그리고 간암 같은 만성 간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심주현 교수는 “우리나라 C형 간염 유병률은 약 0.8%이지만 한 번 감염되면 약 70∼8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한다”며 “만성 C형 간염 환자들의 약 30%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되고, 간경변증이 생기면 간암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만성 C형 간염은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C형 간염은 A형, B형 간염과 달리 아직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지만 치료제로 완치는 가능하다.
심주현 교수는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C형 간염은 치료가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효과적인 경구용 치료제들이 많이 개발되어 이제는 환자 상태에 따라 8∼12주간 경구용 항바이러스 약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완치가 된다”며 “세계보건기구(WHO)가 2030년까지 C형 간염을 퇴치하겠다고 선언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