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합의 없을 수도” 엄포
“큰 폭의 금리인하 원한다”
연준에 노골적으로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시작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회의에 대해 이중으로 압박에 나섰다. 중국에는 자신이 ‘내년 재선에 성공하면 무역 합의가 없을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고, 연준에는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를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경제 성과를 내 재선 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중국은 매우 나쁜, 27년 만에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다”며 “중국은 우리 농산품 구매를 시작하기로 돼있었지만 지금 그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어떤 신호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중국의 문제다. 그들은 그냥 이행하지 않는다”며 “우리 팀이 지금 그들과 (무역) 협상을 하고 있지만 그들은 항상 마지막에 그들의 이익을 위해 합의를 바꾼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들은 졸린 조 (바이든)처럼 민주당의 융통성 없는 사람 중 한 명이 당선되는지 지켜보기 위해 아마 우리의 (내년) 대선을 기다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지난 30년간처럼 위대한 합의를 만들어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더 크고 좋게 미국을 계속 뜯어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들의 기다리기의 문제점은 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그들이 얻는 합의가 현재 협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혹하거나 아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과거 지도자들이 결코 갖지 못한 모든 카드를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중국은 트럼프 관세 때문에 500만개의 일자리와 20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잃었다. 트럼프 관세는 중국을 놀라게 했고, 미국은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대단한 합의를 하거나, 아니면 아예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은 나와 합의하고 싶어 죽을 지경이다. 그러나 내가 합의할지 말지는 나에게 달려 있다. 중국에 달려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많은 것을 포기할 의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무역 합의가 지연될 신호를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위협으로 돌아갔다”고 평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협상단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은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회담을 진행중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일정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시작한 연준에도 대폭의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나는 큰 폭의 금리 인하를, 그리고 양적긴축의 즉각적인 중단을 보길 원한다”고 밝혔다.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0.5%포인트 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적긴축 중단은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5월부터 보유자산 축소에 돌입했으며 9월 말 종료 계획을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종료를 주장한 것이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