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관계자들, 9월 말 아프간 대선 전 합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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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반군조직 탈레반과 휴전 협정의 대가로 아프간에서 미군 수천 명을 철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는 미국과 탈레반 간에 합의가 이뤄지면 아프간 주둔 미군 규모가 현재 1만4000여 명에서 8000~9000명 정도로 감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합의 사항에는 휴전 협정을 비롯해 탈레반이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관계를 끊는다는 조건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를 통해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와 평화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현 정부가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대화를 거부해왔다. 그러면서 미군 등 외국병력 철수가 먼저 타결돼야 아프간 정부와 직접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탈레반의 이같은 움직임은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평화협상 관련 미국 특사가 지난 몇 달 간 탈레반과 아프간 내 외국 주둔군을 모두 철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평화 협상을 벌인 끝에 나왔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9월 말 치러질 아프간 대통령 선거 전에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탈레반 지도자들이 협상을 지체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관계자는 "합의에 80~90%는 도달했다"면서도 "나머지 10~20%를 채우려면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WP는 이번 합의가 이뤄질 경우 아프간 전쟁을 종식하는 과정에서 가장 의미 있는 진전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자비울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WP와 인터뷰에서 "전망이 좋아 돌파구가 마련될 분위기"라며 "걸림돌이 없기를 바라지만 이건 미국 측의 진지한 태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과거 아프간에서 정부를 수립했던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를 자행한 알카에다에 은신처를 제공하고 보호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다.
이후 아프간에는 친미 정권이 들어섰으나 탈레반은 장악 지역을 확대해 가며 아프간 영토의 절반 이상을 통제하고 있다.
미국은 18년간 지속되고 있는 탈레반과의 전쟁을 종식하고자 지난해 탈레반과 협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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