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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총기사건 ‘대규모 테러화’ 번진다
미국인 80% 총기보유한 꼴
극단적 백인 우월 인종주의
SNS는 테러리즘 확성기 역할
긴박했던 총기난사 사건의 현장이다. 4일 새벽(현지시간) 무고한 주민 9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27명을 다치게 한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의 오리건 지구 총기 난사 및 범인 사살 순간이 감시용 폐쇄회로 카메라에 잡혔다.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인 24세의 백인 남성 코너 베츠(사진 하단 왼쪽)가 방탄복과 마스크, 귀 보호 장구 등으로 무장한 채 한 술집 문으로 향하고 있다. 이에 주변을 순찰하던 경찰(사진 상단)의 대응 사격을 하고 있다. 미국 경찰은 용의자의 신분을 특정해 얼굴 사진과 범행에 쓰인 223구경 소총을 공개했다. [EPA 로이터]

32건. 올 들어 최소 3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미국 내 ‘총기 난사(mass shooting)’ 사건의 수다. 특히 지난 3일(현지시간)과 4일 미국 텍사스주와 오하이오주에서 약 서른 명의 목숨을 앗아간 두 건의 총기 사건은 미국 내 총기 사건이 점차 ‘대규모 테러’ 형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느슨한 총기 규제와 극우 민족주의의 확산, 그리고 온라인의 발달로 인한 테러리즘의 진입장벽 약화 등은 대형 총기 테러 등은 대형 총기 테러가 증가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무엇보다 유독 미국에서 총기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핵심 원인은 단연 느슨한 총기 소유 규제다. 세계 인구의 4.4%를 차지하는 미국인들은 전세계에 존재하는 총의 42%를 소유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최소 2억7000만정 이상의 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총기 소유 비율은 총기 사건의 증가로 이어졌다. 2015년 아탐 랭크포드 앨라배마 대학 교수가 진행한 조사에 다르면 1966년부터 2012년까지 약 50년 간 발생한 전세계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3명 중 1명(33%)은 미국인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특정 나라에 총기 소유 비율이 높다는 것은 해당 국가 시민들이 총기 건을 경험할 확률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일찍이 미국 내 총기 사건이 대량 살상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총기 난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경고해왔다. 실제 2000년과 2014년 사이 미국에서 발생한 집단 총기 난사 사건의 수는 133건에 달한다. NYT는 ‘왜 미국에서만 총기 난사 사건이 잦을까’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총기 사건의 근본적인 위험은 완전히 지워버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어떤 개인도 폭력적인 이데올로기에 매료되거나 할 수 있다”면서 “문제는 이것이 대량 살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극단적 백인우월주의를 포함하는 극우 민족주의의 확산은 총기 사건과 극우 테러리즘의 연결고리를 강화시켰고,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은 이 같은 백인우월적 이념과 폭력의 확산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그 중 최근 드러난 것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에잇챈(8chan)’이다. NYT는 “에이챈이 최근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극우 테러리즘의 ‘확성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텍사스 주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한 범인 패트릭 크루시어스는 범행 전 에잇첸에 인종주의를 옹호하는 성명서를 올렸다. 그는 게시글에서 백인 우월주의를 찬양하며, 자신의 공격이‘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에이챈과 같은 수단을 통해 모방 테러가 증가하고, 극우 백인우월주의 테러범 간의 연결성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유럽, 북미, 호주 등에서 발생한 약 350건의 백인우월주의 테러 공격과 2018년 미국 내 사건에 대한 예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극우 백인우월주의 테러의 범인 3분의 1이 다른 테러범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책 ‘극단주의’의 저자인 J.M 버거는“백인 우월주의 테러는 기존에 없었던 조직적 연결의 힘을 받고 있으며, 이는 테러범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혹은 지리적 한계와 상관없이 동시다발적인 테러 공격이 가능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손미정 기자/bal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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