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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스플레이로 日에 맞불? 득보다 실
OLED 패널 등 수출금지땐
中 LCD 패널 업체 ‘반사익’
국내 중소 협력사까지 피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우리 정부의 맞대응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전자업체들이 제품 생산을 위해 주로 이용하는 한국산 메모리 반도체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철강 제품의 수출을 규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와 학계에서는 이같은 방안이 양 정부 간의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동시에 기업에 미칠 악영향도 크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재 국내 디스플레이업계는 공정 기술 향상, 생산량 확대 등을 전개해 OLED 사업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퀀텀닷 OLED) 양산을 앞당기기 위해 QD 전용 공정 등 다방면의 기술을 검토 중이다. 하반기 내에 대형 OLED 사업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2분기 연속 적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대형 OLED TV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29일 중국 광저우 8.5세대 공장 준공식을 갖고 OLED 패널 본격 양산체제에 돌입한다. 현재 월 7만장 수준인 TV용 OLED 패널 생산 능력은 최대 월 16만장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4일 “정부는 일본과의 맞대응 악순환을 원치 않지만 일본이 경제보복에 나선 이상 우리가 그간 준비해온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언급된 상응조치로는 한국에서 운용하는 전략물자 수출 통제 백색국가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일본과 마찬가지로 일본 현지로 가는 한국산 수출 품목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에 따르면 일본 OLED TV 시장은 지난 1분기 전체 글로벌 시장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서유럽, 북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이어 단일 국가로 4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편이다.

실제 국내 디스플레이업체가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는 제품도 늘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과 한국무역통계진흥원(KTSPI)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에서 일본으로 수출한 디스플레이 패널은 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5.4% 늘었다. 이 중 LCD(액정표시장치) 패널(200만달러, 28.9%↓)은 감소한 반면 OLED 패널(1000만달러, 129.2%↑)의 양호한 흐름으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정부가 일본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할 수 있음을 시사함에 따라 일본 수출 금지라는 최악의 상황도 가정해야할 처지다. 일본 정부도 군사전용 우려를 이유로 OLED 소재·장비에 대해서도 추가 규제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에 패널 수출 금지라는 맞대응으로 갈 경우 국내 기업들에게는 실익이 없다”며 “국내 소재·부품 장비 등 중소 협력사들까지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국산 대형 OLED 패널을 확보하지 못한 일본 TV세트업체들이 대체제인 LCD로 전환하면 중국 LCD 패널 업체들만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훼손된다면 모두에게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가져야 하며 가장 우려할만한 측면은 상호 보복전이 확대되고 장기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실제 추가적인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중요하다. 처음에는 일부 제한적인 품목의 수량을 기각하겠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그 범위와 비율을 높일 수 있다”며 “우리 정부가 일본과 유사한 입장을 취함으로써 추가적인 조치를 가할 명분을 제공해서는 곤란하다”고 상호비난전을 자제하고 물밑 접촉을 통한 신뢰 회복을 주문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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