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 비중 40% 이상 보안 '겹악재'
-네트워크 日 5G 시장 진출 앞두고 ‘찬물’
지난 3월 개최된 일본 시큐리티쇼 2019 한국관 부스 현장 모습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제공] |
[헤럴드경제=정태일·정윤희 기자]우리 정부도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면서 일본 수출 비중이 높은 보안·네트워크 장비업계는 심화되는 양국 갈등에 현지 사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13일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정보보안 시스템 개발 및 공급 분야에서 일본 수출 비중은 44.1%로 전체 수출 국가 중 1위다. 보안관제 등 정보보안 관련 서비스의 경우 일본 수출 비중은 40.9%를 차지한다.
두 분야 모두 2위인 중국보다 비중이 2배 이상 높을 정도로 일본 보안 시장이 국내 보안 기업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독보적이다.
하지만 국내서도 일본 수출 물자를 통제하기로 하면서 당장 보안 분야도 가시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전략 물자 중 ‘암호’ 부분이 보안 산업 일본 진출에 관련될 수 있어 세부적인 내용을 파악 중”이라며 “국내 보안 기업들의 일본 계약 관계도 검토가 필요한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안 업계서는 수출 통제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보다 깊어지는 양국 갈등이 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 보안 기업 관계자는 “보안 제품 특성 상 고객사를 한번 선택하면 장기간 유지되는데, 지금처럼 충돌이 심화될 경우 일본에서 한국산 보안 제품에 자체에 대한 반감이 생길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일본 거래선이 끊긴다면 이를 다시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우리 정부가 일본에 맞대응 정책 카드를 꺼낸 것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다른 보안 기업 관계자는 “일본이 우리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을 때 불확실성이 커졌다면 지금은 당장 계약을 걱정해야 하는 이중고(二重苦)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장비 업계는 이번 조치로 일본 5G 시장 공략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이 5G 설비투자(CAPEX) 금액을 LTE보다 37% 늘리기로 한 데다 미·중 무역분쟁에 화웨이 등 중국 장비가 제외되면서 국내 기업에 호재로 작용했으나, 정부의 이번 조치로 일본 시장 진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고 관련 업계는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일본 NEC와 5G 네트워크 장비를 공동 개발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고, 국내 중소기업들 역시 중계기 등의 일본 수출 확대를 추진해 왔다.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네트워크 장비 시장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연매출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수출 우대국 제외가 미치는 영향은 주로 중견·중소기업에 집중될 것”이라며 “해외 영업망 구축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일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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