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이라도 평균 6시간 정도의 수면은 하는 것이 좋다. |
# 재수생 이모(20)씨는 올해 수능이 채 100여일도 남지 않은 요즘 압박감과 긴장감에 통 잠을 이루지 못한다. 지난 해 시험 성적이 생각보다 좋지 않아 올 해에는 더욱 어깨가 무겁다. 그러다보니 한 문제라도 더 준비하기 위해 잠 자는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먹는 일이 더 잦아졌는데 각성 효과 때문인지 잠은 잘 오지 않지만 자고 난 뒤 개운함을 느껴본지는 오래다.
수능일이 다가올수록 많은 수험생들이 부족한 학습량을 채우기 위해 잠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본 수면량을 채우지 못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신체리듬이 깨지게 된다. 이로 인해 학습능률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두통, 식욕부진, 자율신경 이상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수험생이라도 하루 일정 시간 이상의 수면은 필요하다.
수면 전문가들은 공부의 양을 늘리기 위해 무리하게 잠을 자지 않고 공부를 하게 되면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조언한다. 수험생의 경우 하루에 최소한 6시간 이상은 자는 것이 좋으며 특히 생체 리듬에 필요한 호르몬 멜라토닌이 새벽 2~3시 이후 줄어들기 때문에 그 전에 자야 숙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한편 수험생들은 잠을 쫓기 위해 커피 등 카페인 식품을 많이 이용하지만 이 또한 과하면 좋지 않다. 카페인에는 수면을 방해하는 기능이 있어 잠자리에 들기 30~60분 전에 카페인을 섭취하면 입면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밤에 자주 깨게 된다. 이로 인해 전체 수면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수면의 질 또한 크게 떨어지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두통과 수면장애, 불안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남가은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졸릴 때에는 카페인을 섭취하기 보다 스트레칭을 통해 혈액과 림프계의 순환을 촉진시키고 긴장된 어깨와 굳어 있는 관절을 풀어줘 몸을 가볍게 만드는 것이 좋다”며 “잠자기 2시간 전에는 심한 운동보다 가벼운 이완운동을 하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한 뒤 따뜻한 우유를 마셔 공복감을 없애는 것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일정한 수면 주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같은 시간에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 피로가 누적되어 낮에 졸음을 참을 수 없다면 20분 이내로 제한해 가벼운 낮잠을 자도 괜찮다. 다만 30분 이상 자게 되면 수면상태에 빠진 대뇌가 각성상태로 돌아오는데 시간이 걸려 오히려 학습을 방해하게 되고 수면 주기를 깨뜨려 밤잠을 방해하게 된다.
박훈기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학습량을 늘리기 위해 무리해서 밤샘을 하는 것은 다음 날 공부 능률이 떨어지므로 장기적으로 손해”라며 “갑자기 리듬을 바꿔 무리하는 것은 좋지 않고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