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박빙…변화 가능성
리쿠드당 투표 독려 캠페인. [네타냐후 총리 트위터 캡쳐] |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격 사건이 발생하는 등 중동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또다른 화약고 중 하나인 이스라엘에선 정세변화가 생길 수 있는 총선이 진행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반(反)이란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69) 총리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 진행되는 이번 선거는 지난 4월 총선 이후 5개월만에 치러지는 조기총선이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보수 리쿠드당과 중도 청백당의 접전 끝에 리쿠드당의 네타냐후 총리가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됐지만, 의회에서 과반을 차지해야 하는 연립정부를 1석 부족으로 구성하지 못하면서 조기총선을 치르기로 했다.
총선 투표 직전에 공개된 여론조사에선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을 장담하기 어렵다.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과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을 지낸 베니 간츠(60)의 청백당 지지율이 박빙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안보 이슈를 내세우며 막판 유권자의 결집을 노리고 있다. 총선을 하루 앞두고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을 합병하겠다고 의사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간츠 대표는 부패 혐의를 받는 네타냐후 총리를 공격하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모으고 있다. 그는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가 총리직에 오르면 이스라엘의 중동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리쿠드당의 투표 독려 동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며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서기도 했다. 이 동영상은 임시공휴일인 투표일에 바닷가로, 시장으로, 공원으로 놀러가거나 늦잠으로 시간을 소모하지 말고 투표장으로 향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동영상의 마지막 부분엔 당신이 즐기는 사이에 “좌파는 정부를 장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보수층의 결집을 재차 요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동영상 중에 침대 시트 아래 4개의 발이 나오는 장면을 빗대 ‘네타냐후는 투표가 섹스보다 중요하다고 지지자들에게 충고하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투표는 17일(현지시간) 오후 10시까지 진행되며, 투표 종료 후 개표가 6시간 정도 진행되면서 투표 결과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이번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승리하더라도 지난 4월과 같이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다시금 조기총선을 치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