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활용 특허 유지비 64억 지출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 출연연구기관에서 최근 5년간 확보한 특허 가운데 기업 등에 이전돼 활용되는 특허는 10건 가운데 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윤상직 의원(자유한국당)이 과기정통부에서 받은 ‘24개 출연연 특허기술 이전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출원한 특허 3만5209건 가운데 38.9%인 1만3710건만 이전돼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건 중 6건의 기술은 사실상 사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특허 등록 뒤 5년 이상 활용되지 않은 미활용 특허는 올해 7월 기준 총 4150건에 달했다. 미활용 특허 유지비로 24개 출연연은 5년간 총 64억원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기술을 이전했다가 계약이 해지된 건수도 371건이었다. 이에 따라 미납된 기술료만 38억원에 달했다.
특허가 많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미활용 특허 유지비로 가장 많은 13억원을 지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10억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8억원, 한국기계연구원이 5억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기술이전율로 보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로봇과 차세대 반도체, 첨단 소재 등을 연구하는 종합연구소이지만 20.6%에 그쳤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14.5%,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15.7%, 한국항공우주연구원 11.7% 등으로 이전율이 낮았다.
윤상직 의원은 “출연연이 양적 평가를 우선시해, 기술이전 같은 사업화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특허를 남발하는 게 아니냐”면서 “출연연의 미활용 특허에 대한 상용화 및 기술 이전율 향상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특허 유지 비용으로 국민 혈세와 인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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