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진행된 이스라엘 총선에서 집권 우파정당 리쿠드당과 이에 맞서는 중도정당 청백당이 모두 의회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것이 확실시 됨에 따라, 이스라엘 정국이 또 다시 연립정부 구성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월 열린 총선에서는 벤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최다 의석을 확보하며 연립정부 구성의 칼을 쥐었지만,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의 징집문제를 놓고 우파 연합 내 분열이 생기면서 결국 연정 구성이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이스라엘 방송들은 이날 투표 후 여론조사를 통해 집권 리쿠드당과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 베니 간츠가 이끄는 중도정당 청백당이 접전을 보이고 있으며, 양당 모두 30석을 조금 넘는 의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서 정당은 전체 120개 의석 중 과반(61석) 의석을 확보해야하지만, 과반 의석 확보에 사실상 실패한 두 당은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다른 정당과의 연합을 통해 연정 구성에 나서야한다.
현재 연정 구성의 성패를 가름할 핵심은 이스라엘 정가와 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종교적, 민족적 분열의 통합을 도모할 수 있는지 여부다. 특히 지난 4월 연정 구성 과정에서 발생한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들의 징집 논란은 ‘이스라엘의 종교화’를 둘러싼 이견을 노출시켰다.
당시 우파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을 이끄는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은 초정통파 신자가 유대학교에 재학하는 경우 병역을 면제해주는 이스라엘 법률을 위헌이라고 지적, 네타냐후 총리가 초정통파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연정 합류를 거부했다.
만약 리쿠드당이 연정 구성 권한을 잡고, 이후 과거처럼 우파 종교 정당을 규합하고자 한다면 초정통파를 둘러싼 종교로 인한 진통이 다시금 발생할 공산이 크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총선에서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들의 나라가 점점 더 종교적으로 되기를 원하는가의 문제가 공존한다”고 전했다.
아랍 세계에 대한 입장차도 연정 구성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늘날 이스라엘 내 아랍인들은 가자지구 분쟁, 서안지구 합병 등 팔레스타인에 대한 네타냐후 현 총리의 정책에 거센 반감을 보이고 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