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게 보이는 부분이 태양풍이 강하게 발생하는 ‘코로나 구멍’이다. [NASA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을 관측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이 공동 개발하고 있는 ‘태양 코로나그래프’(coronagraph) 기술 검증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우주용’ 태양 코로나그래프를 제작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할 예정이다. 과학계 난제인 코로나 가열과 태양풍 가속 현상 등을 푸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천문연구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8일부터 미국 뉴멕시코주 포트 섬너에서 8시간 동안 진행한 태양 코로나그래프 고고도 성층권 기구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19일 밝혔다.

코로나는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고 있는 부분으로 온도만 해도 100만~500만 도에 이른다. 태양 표면 온도인 6000도 보다 월등히 높지만 지금까지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를 밝히기 위해 연구진들은 개기일식에 주목했다. 개기일식은 코로나 지상 관측이 가능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기일식은 지속시간이 2~3분으로 짧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한미 연구진은 지난 2016년부터 태양 코로나그래프를 공동으로 개발해왔다. 장비를 땅 위로 띄워 코로나를 관측한다는 발상이었다. 특히 태양 코로나그래프는 인공적으로 태양면을 가려 코로나를 관측하는 장비다.

한미 연구진은 장비에 적용된 기술 검증을 위해 축구 경기장 길이의 대형 풍선기구에 태양 코로나그래프를 탑재했다. 이후 이 기구를 63빌딩보다 더 높은 40㎞ 상공 성층권으로 띄워 세계 최초로 외부 코로나 지역의 온도와 속도를 동시에 관측했다. 이번 태양 코로나그래프는 자외선 영역인 400나노미터 파장 영역을 중심을 관측했다.

고고도 성층권 기구 시험에 쓰인 풍선기구 그림 [천문연 제공]

태양 코로나그래프가 탑재된 풍선기구에 연결된 관측장비 모습 [천문연 제공]

그 결과 연구진은 지금까지 관측되지 않은 외부 코로나에 관한 정보와 코로나 전자의 온도·속도 등 다양한 물리량 정보를 얻었다. 이번 시험으로 태양 코로나그래프의 영상카메라, 제어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이 검증된 것이다.

특히 이번에 검증된 핵심 기술인 영상카메라, 제어시스템, 소프트웨어는 천문연이 직접 개발했다. NASA는 태양 코로나그래프의 광학계, 태양 추적 장치를 개발하고 성층권 기구를 제공했다.

김연한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이번 기구 시험은 ISS에 설치되는 태양 코로나그래프 개발에 필요한 기술 검증을 목적으로 했다”라며 “이번 시험을 통해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 관측 장비 개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NASA 측 책임자인 나치무트 고팔스와미 박사는 “고고도 성층권 기구 시험은 태양으로부터 매우 가까운 곳에서 태양풍이 형성되는 상태의 속도와 온도를 원격으로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이라며 “이 장비는 ‘파커 태양 탐사선’ 관측연구와 협력해 더욱 정밀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태양 코로나그래프 [천문연 제공]

태양 코로나그래프 [천문연 제공]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