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빈살만, 대응 논의
트럼프 “48시간내 이란 제재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사우디아라비아 핵심 석유시설 피격과 관련, 18일(현지시간) 사우디 제다를 긴급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나 이란에 양국이 공동대처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AP]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이란을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시설 공격 주체라고 특정하고 사건을 ‘전쟁행위’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사우디 사건의 주체로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더욱 강화된 대(對) 이란 제재안을 이틀안에 발표하겠다고 같은날 밝혔다. 이란 측은 사우디 공격에 대한 책임을 거듭 부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사우디 제다를 긴급 방문해 기자들에게 “이번 사건은 예멘 반군이 아닌 이란의 공격”이라며 “이는 지금껏 보지 못한 대규모 공격으로, 사우디에 대한 직접적인 전쟁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번 공격은 전세계의 에너지 공급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석유시설을 공격한 무기의 비행 양태로 볼 때, 예멘 반군이 있는 남쪽에서 온 게 아니었다”며 이란을 공격의 주체로 지목했다. 또 미국 정보기관은 반군이 보유하지 않은 무기가 사용됐다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우디군은 기자회견에서 “미사일과 무인기가 피격 지점 북쪽에서 발사됐다”며 “정확한 발사 지점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석유시설 공격은 이란이 ‘지원’했다는 점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제다에 도착한 직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나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에 공동 대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빈 살만 왕세자는 이번 공격이 사우디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사우디에 거주하고 일하는 모든 미국 시민의 생명과 세계 에너지공급까지 위협한 용납할 수 없는, 전례없는 공격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은 국제사회가 이란 정권의 계속되는 위협에 맞서기 위해 단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CNN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사우디 공격을 ‘전쟁행위’로 규정했지만, 군사대응을 약속하거나 이란 내부에서 공격이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AFP통신에 “미국 정부는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에 이란에서 발사된 크루즈 미사일이 사용됐다고 결론짓고 내주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증거를 제시할 예정”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를 방문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 공격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많은 옵션이 있다. 최후의 옵션이 있고 그것보다 덜한 옵션들이 있다”며 “지금 우리는 매우, 매우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후의 옵션은 전쟁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대를 갖고 있다”면서도 지금 그것에 관해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좋은 자산을 많이 갖고 있고, 만약 우리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그것을 망설임 없이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對)이란 제재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이번 공격의 주체라고 확정하는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48시간 이내에 더욱 강화된 대(對)이란 제재의 세부 내용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제재조치가 누구에게, 어떤 부문에 적용될지는 명확치 않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사우디 공격에 대한 책임을 거듭 부인하면서 이란에 대한 미국의 비난을 “최대 비방”이라고 일축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