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차를 맞은 구광모〈사진〉 LG그룹 회장이 오는 24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첫 사장단 워크숍을 주재하며 LG그룹의 근본적 경쟁력 강화 방안이란 화두를 던진다. 이번 행사에는 구 회장을 비롯해 ㈜LG 권영수 부회장, LG전자 조성진 부회장,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LG디스플레이 신임 최고경영자(CEO) 정호영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이 모두 모인다. LG그룹은 구본무 회장 별세 이전에도 매년 9월께 정기적으로 사장단 워크숍을 개최해 온 바 있다. 지난해는 구 회장 승계 작업이 맞물린 탓에 열리지 못했다.
이번 워크숍은 구광모 회장이 계열사별로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설명회 외에 사장단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첫 자리여서 주목된다. 재계에서는 사장단이 모두 모이는 이번 워크숍이 LG의 미래를 바라보는 구 회장의 경영 철학이 전달되는 기점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이번 워크숍의 전체적인 주제는 LG 그룹의 근본적 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모아진다. 이는 LG 그룹의 미래를 바라보는 구 회장의 깊은 고민과 맥이 닿아 있으며, 각 계열사를 향하는 구체적인 경영 주문이기도 하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 등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과 같은 넓은 의미의 그룹 비전을 제시해 온 바 있지만, 각 계열사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비전 없이 전문경영인의 독립 경영 체제를 강조해 온 바 있다.
이는 40대 총수로서 국내 대기업 그룹 체계의 보편적인 리더십이던 권위적인 총수 리더십을 지양하겠다는 모습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하는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한층 짙어짐에 따라 그룹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실제 LG의 핵심 계열사들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놓여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 속에 가전 제품에 치중된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도모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고,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대대적인 공세에 실적 부진을 겪으며 최근 최고경영자가 교체되는 상황을 맞았다. LG화학 또한 미래 핵심 먹거리인 배터리를 두고 국내 및 글로벌 기업들과 치열하게 경합 중이다.
이런 배경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 수요를 읽어내고, 경쟁력있는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혁신 능력을 주문하는 총수의 메시지가 워크숍을 통해 전달되게 된 것이다. 이는 연말 그룹 정기 인사의 핵심 키워드로도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날 워크숍에서 LG화학과 LG전자가 미래 핵심 사업부문을 두고 국내 대기업들과 갈등을 불사하는 현안들이 논의될 지도 관심이다. 다만 LG그룹 관계자는 “하나의 주제를 놓고 사장단이 논의하는 자리여서 계열사별 현안이 논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순식 기자/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