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사실로 드러나” 보도
공개된 녹취록 첫 페이지. [EPA]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부당한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에 맞서 녹취록 공개를 강행했지만 오히려 미국 언론들은 외압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전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통화 녹취록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3차례 직접 언급한 것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가능하다면 들여다보라”고 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패 이야기를 하던 중 우크라이나 전직 검찰총장을 언급했다. 그리고 “바이든의 아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다”고 운을 띄웠다. 2016년 바이든 아들의 현지 사업 비리 혐의를 조사하던 검찰총장이 해임되는 과정에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개입돼 있다는 것이다. 또 자신의 개인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와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리아니를 5차례나 언급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이 (바이든과 그의 아들의 개입 여부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만큼 당신이 바 장관과 함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 “미국 사법당국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접촉할 것을 제안한 것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미국 정부의 힘을 빌려 정치적 수사를 확대하려 했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런 대가가 없는 통화였다고 강변하고 있다. 실제 녹취록에는 통화가 이뤄지기 며칠 전 보류됐던 약 4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 대한 명시적 언급이 없다. 그는 녹취록 공개 뒤 기자들을 만나 “아무 것도 없던 통화”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미국이 유럽에 비해 우크라이나에 ‘많은 일’을 ‘매우 매우 잘 해주고 있다’고 언급한 점을 지적했다. 김우영 기자/kw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