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연 신임 법제처장이 지난 5월 3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법제처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마친 뒤 직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4일 법제처 국정감사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김형연 법제처장의 자격을 문제 삼았다.
김 법제처장은 인천지법 부장판사를 지내다가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발탁됐으며, 지난 5월 신임 법제처장으로 임명됐다. 일부 한국당 의원은 김 처장을 법제처장으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간 설전이 벌어졌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인천지법 부장판사를 그만두고 다음 날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갔고, 법무비서관을 마치고 11일 후에 법제처장으로 임명된다”며 “코드 출세”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영식 현 법무비서관도 인천지법 부장판사를 마치고 법무비서관으로 가며 코드 출세의 길을 걷고 있다”며 “김 처장은 2017년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를, 김비서관은 2018년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를 맡았다. 법관 중에 5%도 안 되는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 요직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 의원은 법제처장이 아니라 이강섭 법제처 차장을 상대로 질의를 했다. 주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김 처장은 “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답변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법사위원이 법제처 차장에게 질문했는데, 피감기관장이 내가 답변한다고 나섰다"며 "청와대 출신이고 대통령 측근이어서 이렇게 오만방자한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장 의원은 “국회에 대한 도전”이라며 “법제처장에 대해 엄중한 경고와 함께 정식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왜 그렇게 위압적으로 말하나”라며 “법제처장이 답변할 기회를 달라고 말한 것이고, 위원장이 안 된다고 하면 그만이다”라고 맞섰다. 같은 당 김종민 의원은 “피감기관장이 자기도 할 말이 있다고 말하는 게 무엇이 문제인가”라며 “국감은 의원이 혼내는 자리가 아니라 국정을 토론하는 자리다. 발언요청 자체를 매도하는 것은 갑질”이라고 가세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은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결국 김 처장은 “저의 입장을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인데 상임위 경험이 없어서 국회의 예(禮)를 몰랐다”며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제처장으로 임명된 데 대해서는 “외관으로 비치는 것과 달리 마음속에는 법관 독립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왔다. 죄책감은 별로 없다”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직무를 집행하지 말라는 뜻으로 이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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