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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영화는 범죄를 키운다? 범죄욕구를 해소한다?… 영화 ‘조커’가 불 지핀 논란
“범죄자 우상화” vs “범죄와 관련 없어”
누리꾼 “15세 관람가 부적절”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조커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범죄를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뜨겁다. 미국에선 R등급(17세 미만 부모 동반 필수)이지만 한국에선 15세 관람가인 점도 지적되고 있다. 영화와 범죄의 관련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는 영화 ‘조커’는 가난하고 정신질환이 있는 한 남성이 사회에서 소외와 멸시, 차별을 받으며 살인마로 점차 변해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개봉 이후 국내 온라인상에선 범죄자 미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인터넷 이용자는 영화 조커를 다룬 기사에 댓글을 통해 “유영철도, 정두영도 과거 폭행과 학대로 얼룩진 불우한 시절을 보냈지만 우리는 그 누구도, 절대 그들을 가엾게 생각하거나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며 “범죄자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이해하며 그를 측은해 했다면 그것이 곧 범죄미화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너무 무거웠다. 범죄자를 옹호하는 모습도 있었다”며 “불우한 사람 중에도 잘 되고 자신의 삶을 사는 사람도 있다”고 꼬집었다.

국내에서 15세 관람가로 측정된 영화 관람 등급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온다. 한 인터넷 이용자는 “이 영화는 R등급으로 개봉했어야 한다”며 “이미지 적으로 보이는 범죄의 우상화는 청소년의 정서에 정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온라인 맘카페에서도 “아이가 깜놀하며 봤다” “아이들과 함께 보고 놀랐다” “15세인지 몰랐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린다. 범죄 영화가 범죄를 부추기느냐, 범죄 영화가 범죄 욕구를 해소시키느냐는 주제는 문화계 오랜 ‘화두’란 점과도 무관치 않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악당이 주인공을 맡아 악당에 감정이입을 하게 되면 관객이 주인공인 악당과의 동일시가 일어나면서 윤리적 이상 행동이 있을 수 있다”며 “영화가 직접적으로 범죄와 연관이 있진 않겠지만 영화가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미성년자의 경우엔 영화를 보면서 악당을 영웅시 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조커는 오히려 대한민국의 범죄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구조적으로 가르쳐주는 역설적인 영화”라며 “장기적인 연구에 의하면 영상물에 의해 구체적 동기가 발현하는 경우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는 오히려 그런 충동을 대리적으로 해석해 완화시켜주는 요건을 한다”며 “영화를 본 사람들이 자기감정을 객관화해서 보게 되어 오히려 범죄 발생 충동이 줄어든단 연구결과도 있다”고 했다.

이날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조커는 지난 7일까지(2일 개봉) 누적 관객 수 236만7541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다. 역대 10월 개봉 영화 가운데 흥행 1위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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