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영훈 기자] 김경록(37)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의 ‘유시민의 알릴레오’ 인터뷰 이후 KBS 경영진이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존 취재기자들을 배제한 '특별취재팀'을 신설해 조국 장관 관련 수사 보도를 맡기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에 KBS의 3개 노조가 일제히 성명을 내는 등 기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유시민 이사장은 지난 8일 조국 법무부 장관 사모펀드 수사의 핵심 인물인 한국투자증권 PB(개인자산 관리인) 김경록 차장 인터뷰를 ‘알릴레오’에서 내보내면서 “김 차장이 지난달 KBS와 인터뷰했지만 방송되지 않았고, 인터뷰 내용은 검찰에 유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BS는 당일 ‘뉴스9’을 통해 “KBS는 취재원 인터뷰 내용을 유출하지 않았으며,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란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유 이사장은 9일 친여 성향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가 KBS 보도국장이나 사장이면 그렇게 서둘러 대응하지 않았다. 해명하더라도 신중하게 제대로 해야지 이게 뭐냐”고 했다. 유 이사장은 또 유튜브 방송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나서 공신력의 위기를 빨리 정리해야 한다”면서 “KBS 안에서 내부 논의를 한다니,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고 응수했다.
KBS는 이날 밤 9시쯤 양 사장 주재 회의에서 조사위와 특별취재팀 구성을 결정, 저녁 늦은 시간에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유 이사장이 10일 김 씨와의 인터뷰 녹취 전문을 공개하자 KBS도 같은 날 9시 뉴스를 통해 김 씨와의 인터뷰 내용 전문을 공개했다.
이같은 경영진의 결정에 법조팀과 동료 KBS 기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사내 게시판에는 “회사가 우리를 ‘기레기’로 만들었다” “대통령과 청와대, 유시민, 그 누구를 의식한 조치냐” 등 비판 글들이 쏟아졌다.
조국 법무부 장관 보도 책임자인 성재호 KBS 사회부장은 10일 오전 사내 게시판에 김 씨 인터뷰 전문을 공개하고 “이젠 짐을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며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KBS공영노조도 성명을 내고 조사위원회 구성과 특별취재팀 편성은 “명백한 취재, 제작 자율성 침해”라며 “(양승동 KBS 사장은) 유시민을 믿을 것인지 공영방송 KBS(취재)를 믿을 것인지 빨리 정하라”고 요구했다.
사측은 조사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우선 보도본부를 자체 점검하고, 특별취재팀 구성과 운영을 보도본부의 결정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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