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100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자 영광
더 나은 삶과 희망 주는 국내 개혁도 호평
CNN “민족 분쟁 심화 등 몇가지 과제 남아”
아비 아흐메드 에티오피아 총리 [AP]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1일 에리트레아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아비 아흐메드 알리(43) 총리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아비 총리는 사상 100번째 평화상 수상자의 영광을 안게 됐다.
아비 총리는 에티오피아와 오랫동안 국경분쟁을 벌여 온 이웃 에리트레아와의 화해를 주도한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
에리트레아는 1952년 에티오피아에 합병됐다가 30년에 걸친 투쟁 끝에 1993년 독립했다. 하지만 1998년에서 2000년 국경을 둘러싸고 전쟁이 벌어져 양측에서 7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아비 총리는 그런 에리트레아와의 화해를 추진했고, 양국은 지난해 7월 종전을 공식 선언하고 ‘친구관계’로 바뀌었다.
아비 총리는 에티오피아의 북부지역에 위치한 에리트레아의 분리독립 세력과 평화협정을 체결해 역내 평화를 증진한 업적을 세웠다. 지난 4월 그는 공로를 인정받아 유네스코(UNESCO) 평화상(펠릭스 우푸에-부아니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인 베릿 시르 앤데르센은 아비 총리가 에티오피아인들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희망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4월 아비가 수상이 되자 에리트레아와의 평화회담을 재개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며 “아비 총리는 에리트레아 대통령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양국간의 오랜 ‘평화도 전쟁도 없는’ 교착상태를 끝내기 위해 평화협정의 원칙을 재빨리 고안해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아비 총리가 이뤄낸 국내 개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비 총리는 많은 에티오피아의 많은 시민들에게 더 나은 삶과 더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는 중요한 개혁을 시작했다. 총리 취임 100일째 국가비상사태 해제, 수천명의 정치범 사면, 언론 검열 중단, 불법 야당 합법화, 부패 혐의가 있는 군과 민간인 지도자 해임, 에티오피아 여성의 영향력 대폭 증대 등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러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고 소개했다.
에티오피아인 동료이자 영국 킬대학 법학과 부교수인 아월 알로는 아비 총리가 20년 간 지속된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사이의 전쟁을 종식시킨데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CNN에 밝혔다.
아월 알로 부교수는 “아비 총리가 에리트레아 문제를 해결한 것은 매우 용감하고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 “많은 사람들이 그가 한 일이 꽤 인정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국은 더 이상 전쟁상태가 아니다”며 “두 나라 사이에 항공편이 운행되고 있어 가족들이 재회했고, 20년 간 단절됐던 관계가 다시 불붙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아비 총리는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간 관계가 남북 관계와 흡사한 면이 많다”며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간 관계가 개선됐던 것과 같은 성과를 남북 관계에서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CNN은 아비 총리가 에티오피아에 평화와 안전을 가져다주는 데 몇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아비 총리는 화해, 연대, 사회 정의를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많은 도전들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에티오피아는 다양한 언어와 민족을 가진 나라로 민족 분쟁은 계속 심화되고 있다. 국제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대 300만명의 에티오피아인들이 내부적으로 추방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CNN은 전했다.
▶다음은 1971년~201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2019년: 아비 아머드 알리(에티오피아)
2018년: 드니 무퀘게(콩고민주공화국), 나디아 무라드(이라크)
2017년: 핵무기폐기국제운동(International Campaign to Abolish Nuclear Weapons·ICAN)
2016년: 후안 마누엘 산토스(콜롬비아)
2015년: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The National Dialogue Quartet in Tunisia)
2014년: 말랄라 유사프자이(파키스탄), 카일라시 사티아르티(인도)
2013년: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2012년: 유럽연합(EU)
2011년: 엘런 존슨 설리프, 리머 보위(이상 라이베리아), 타우왁쿨 카르만(예멘)
2010년: 류샤오보(중국)
2009년: 버락 오바마(미국)
2008년: 마르티 아티사리(핀란드)
2007년: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앨 고어(미국)
2006년: 그라민은행, 무하마드 유누스(방글라데시)
2005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
2004년: 왕가리 마타이(케냐)
2003년: 시린 에바디(이란)
2002년: 지미 카터(미국)
2001년: 유엔, 코피 아난 사무총장
2000년: 김대중(한국)
1999년: 국경없는 의사회(MSF)
1998년: 데이비드 트림블(북아일랜드), 존 흄(북아일랜드)
1997년: 지뢰금지국제운동(ICBL) 조디 윌리엄스(미국)
1996년: 카를로스 벨루(동티모르) 주제 라모스 오르타(동티모르)
1995년: 조지프 로트블랫(영국), 국제평화군축단체 퍼그워시 회의
1994년: 이츠하크 라빈, 시몬 페레스(이상 이스라엘) 야세르 아라파트(팔레스타인)
1993년: 넬슨 만델라, 프레데리크 데 클레르크(이상 남아공)
1992년: 리고베르타 멘추(과테말라)
1991년: 아웅 산 수치(미얀마)
1990년: 미하일 고르바초프(소련)
1989년: 14대 달라이 라마(티베트)
1988년: 유엔 평화유지군
1987년: 오스카 아리아스 산체스(코스타리카)
1986년: 엘리 위젤(미국)
1985년: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IPPNW)
1984년: 데스몬드 투투(남아프리카공화국)
1983년: 레흐 바웬사(폴란드)
1982년: 알바 뮈르달(스웨덴), 알폰소 가르시아 로블레스(멕시코)
1981년: 유엔난민최고대표사무소
1980년: 아돌포 페레즈 에스키벨(아르헨티나)
1979년: 테레사 수녀(알바니아)
1978년: 안와르 사다트(이집트), 메나헴 베긴(이스라엘)
1977년: 국제 앰네스티(AI)
1976년: 메어리드 코리건 매과이어(북아일랜드), 베티 윌리엄스(영국)
1975년: 안드레이 디미트리예비치 사하로프(소련)
1974년: 션 맥브라이드(아일랜드), 사토 에이사쿠(일본)
1973년: 헨리 키신저(미국), 레 둑 토(베트남·수상 거부)
1972년: 수상자 없음
1971년: 빌리 브란트(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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