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 인물인 배우자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한 조사를 이번주 마무리할 전망이다. 다음주로 예상되는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의 친동생에 대한 구속심사 결과에 따라 수사 방향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최근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관련 업체 책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정 교수를 한차례 더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조 전 장관의 친동생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도 조만간 결정한다.

정 교수는 18일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정 교수는 재판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고,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의무가 없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공판이 열릴 경우 증거목록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주 내로 정 교수에 대한 공소사실을 확정해야 한다.

정 교수에 대한 검찰 조사는 이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14일 5차 조사에서는 정 교수가 조 전 장관 사임 소식을 접하고 돌연 귀가하면서 진술조서에 날인도 되지 않았다. 검찰은 조사 일정을 조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만약 정 교수가 구속된다면 건강상의 이유로 조사를 지연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검찰로서는 조 전 장관이 사모펀드 투자 내역에 관여한 사실을 밝히는 데 유리해진다. 조 전 장관의 동생도 마찬가지다. 사실상 별건인 웅동학원 채용비리 외에 허위소송으로 학교법인에 손해를 입혔다는 배임 혐의가 구속단계에서 인정될 경우 웅동학원 이사였던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용이해진다.

정 교수의 건강 문제는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정 교수는 최근 MRI 검사를 받고 뇌종양과 뇌경색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교수 측으로부터 아직 진단서를 받지 않은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진단서 등을 제출하면 살펴보고 조사 일정에 대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검찰이 조 장관의 친동생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혐의에 관해 다툴 여지’와 ‘건강상태’를 이유로 기각했다.

다만 판사출신의 변호사는 “건강을 이유로 영장이 기각되는 경우는 드물다. 조 씨의 경우도 건강보다는 혐의의 다툼소지가 큰 변수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위급한 상태가 아닌 이상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건강이 구속영장 발부 기각사유가 되는 경우는 몸이 매우 안 좋아 병상에 누워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는 정도”라며 “기각사유로서 건강문제는 매우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돼 왔다”고 했다. 검찰은 정 교수 측이 별도의 자료를 제출하기 전까지 정해진 수사 일정대로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2월 척추염과 고혈압 등 건강상 문제를 호소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대 목동병원의 조교수를 신생아 사망사고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최서원(최순실) 씨의 딸 학사비리에 연루된 김경숙 이화여대 교수는 암투병 중이었지만 구속됐다.

전날 검찰은 사학법인 웅동학원 교사 채용비리와 관련해 조 씨에게 대가성 돈을 전달한 공범 2명을 재판에 넘겼다. 배임수재, 업무방해, 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와 조모 씨는 교사 채용 지원자의 부모들로부터 돈을 받아 당시 웅동학원 사무국장이었던 조 씨에게 전달할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는 채용비리 2건에 대해 2억 1000만 원 상당의, 조 씨는 1 건에 대해 8000만 원 상당의 돈을 조 전 장관 동생에게 건넨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문재연 기자/munj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