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시범 운영 후 전국 지구대에 보급…방패 지급은 최초
21~23일 경찰청 주최 국제치안산업 박람회서 시연
[경찰청 제공]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2020년 서울의 한 유흥주점, 술에 취한 남성이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가 인근 지구대에 접수된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다급한 목소리다. 경찰은 팔목에 조그만 방패를 부착하고 현장으로 출동한다. 난동을 부리는 남성의 손에서 날카로운 흉기가 번쩍인다. 말리던 사람들도 모두 물러나 있다. 경찰은 제압 태세를 갖추고 착용한 방패의 버튼을 누른다. ‘착’소리를 내며 방패는 두배 크기로 커진다. 범인에게 접근한 경찰은 방패로 흉기를 막아내며 다른 손으로 삼단봉을 휘둘러 남성을 제압한다.
경찰이 수 년 내로 도입할 방패 사용을 가정한 상황이다.
경찰이 17일 연구용역중인 ‘변신 방패’(사진)를 공개했다. 내년까지 실증연구와 시범운영을 마치고 2020년까지 전국의 경찰서 지구대·파출소에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현장 출동 경찰에 방패가 지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위급상황시 버튼 하나로 크게 펼쳐지는 것이 변신 방패의 가장 큰 특징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변신방패는 ‘치안현장 맞춤형 연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연구용역에 들어가 개발 마무리 단계다. ‘변신방패’의 정식 명칭은 ‘접이식 방검방패’다. 변신방패를 포함해 치안현장 맞춤형 연구용역에 12억원이 투입된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동안 용역이 진행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해,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다치는 경찰이 많았다”며 “범인의 효과적인 제압과 경찰 안전을 위해 연구개발에 돌입했고 현재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팔목에 착용하는 변신방패는 평시에는 가로 22cm, 세로 40.5cm 크기다. 방패 안쪽 버튼을 누르면방패는 순식간에 두배 크기(가로 43,3cm, 세로 40.5cm)로 늘어난다. 재질은 탄소복합소재며 방패의 두깨는 3mm다. 방패 전면에는 손전등 부착이 가능하다. 방패 무게는 1kg 상당으로 휴대도 용이하다. 경찰은 전국의 순찰차 한대 당 방패 한 개를 보급 할 계획이다. 순찰차가 2인1조로 움직이니, 경찰 2명당 1개의 방패가 보급되는 셈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실증 단계를 거치며 현장의 의견을 수렴 최종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 장비에는 공식적으로 ‘방패’가 없다. 시위진압용과 대테러 진압용 방패가 있지만 현장 경찰이 휴대하기엔 불편하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 방패가 있지만 집회 시위용으로 사용되는 큰 방패 거나, 경찰서에 비치된 조그만 방패”라며 “일선 지구대 등에 현장 출동용으로 방패가 보급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보호장비 없이 현장에 출동했다가 돌발적인 상황에 경찰이 부상을 입는 경우가 끊이지 않았다.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경찰이 다치기 일쑤고 심지어 사망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7월 경북 영양군 영양경찰서 소속 김선현 경위가 난동자가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고, 올해 3월에는 서울 관악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술에 취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얼굴 10cm가 찢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5월에도 영등포경찰서 소속 경찰이 범인을 제압하다 복부와 좌측 팔 뒤쪽을 찔리는 사건이 있었다.
변신 방패는 21부터 23일 사흘간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는 ‘국제치안산업박람회’에서 시연될 예정이다. 경찰청 주최로 열리는 국제치안산업박람회는 올해가 처음이다. 경찰청 등 정부가 개발중인 치안 제품과 민간에서 개발하고 있는 제품들이 박람회를 통해 전시된다. 변신 방패 외에도 치안용 드론, 스마트무전기, 한국형 테이저건 등, 첨단 치안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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