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품목에 몰린 고객들, 사이즈 없어 아쉬움 나타내기도
온라인 일부 품목은 이미 완판…반일 불매운동 소강상태?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한일 ‘경제전쟁’이 시작된지 100일을 넘어서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상징적 브랜드 유니클로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벌써 소강 상태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유니클로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히트텍’과 ‘후리스’ 등 유니클로 주력 상품을 구매하려는 계층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니클로는 지난 11일부터 한국 진출 15주년을 맞아 ‘15주년 감사 세일’을 진행 중이다. 이같은 빅세일과 유니클로의 겨울 인기 상품 매출 증가가 맞물리면서 급감했던 유니클로의 매출이 다시 오르고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로 겨울 인기 상품인 ‘히트텍’과 ‘후리스’ 등 일부는 이미 온라인에서 완판됐다. 반값할인 상품도 인기 사이즈는 품절인 상태다. ‘샤이 재팬’, ‘샤이 유니클로’로 불리는 온라인 구매족이 상당수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유니클로 매장. 5~6명의 손님들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jakmeen@heraldcorp.com] |
오프라인 매장 또한 이전과 비교해 드나드는 사람 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유니클로 매장에 방문했다. 매장에는 20여 명의 고객들이 한창 상품을 보고 있었다. 매장이 텅텅 비었던 불매운동 초창기 때 보다는 확실히 활기가 넘쳤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세일상품 코너에 몰려 있었다. 반값할인을 하고 있는 ‘후리스’ 매대에는 소비자들이 옷가지를 입어봤던 흔적이 넘쳤다. 직원들은 흐트러진 후리스 제품들을 다시 정리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다른 인기 품목인 ‘경량패딩’도 일부 색상 및 사이즈가 품절됐다. 일부 고객들은 매장 직원에게 사이즈와 재고를 문의했고, 필요한 사이즈가 없다고 하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유니클로를 찾은 연령층 또한 다양했다. 20대 학생들, 30대 직장인 외에도 50대 부부, 단체로 방문한 60대 여성들도 보였다. 이들 중에는 한바구니 가득 히트텍을 담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한 20대 남성은 다양한 사이즈의 셔츠를 입어보면서 쇼핑에 열중하기도 했다. 반면 급한 발걸음으로 매장에 와 후리스 하나만 집어가는 고객도 보였다.
계산대 역시 지난 7~9월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텅빈 매장에 고객 없이 매장 직원만 카운터를 지켰던 과거와는 달리 이날은 평균 5~10명의 손님들이 결제를 위해 계산대에 줄을 섰다. 손님들은 대부분 양손 가득 제품을 들고 있었다. 2명의 직원들은 쉴새없이 고객을 응대했다. 유니클로 직원 A씨는 “확실히 날씨가 추워지다보니 지난달 보다 손님이 늘었다”며 “손님분들이 히트텍이나 후리스를 사러 많이들 오신다”고 말했다.
반일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7월~8월 유니클로의 국내 매출은 70% 가까이 급감했다. 판매실적이 급락하자 유니클로는 2019년 하반기 국내 매장의 구체적인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유니클로 매출이 빅세일과 겨울 주력 상품 출시로 늘어났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16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대체품을 찾기 힘든 히트텍 같은 제품은 겨울이 오면 준비해야 될 제품이고 유니클로가 할인행사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지금 유니클로의 매출이 100%로 복귀가 될 것이냐는 지켜봐야겠는데 바닥을 쳤다는 전망이 있다”고 말했다.
유니클로 회장이 이례적으로 일본 정부를 강하게 비판한 것도 한국 내 ‘반 유니클로 감성’을 누그러뜨린 원인으로 분석된다. 유니클로 야나이 타다시(柳井正) 패스트 리테일링 회장은 지난 9일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해 반감을 갖는 것은 일본인이 열등해진 증거”라며 “한국인이 반일인 것도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