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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민병철 선플재단 이사장·한양대 특훈교수] 악플 그만, 선플이 필요한 사회

또 하나의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의 사망 뉴스다. 경찰 조사 결과, 타살 흔적은 없었다고 한다. 현재까지의 사망 원인으로 보면 설리가 ‘악플’ 때문에 고통을 겪었고, 그로 인해 결국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쪽으로 정리되는 것 같다.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설리는 누구보다도 당당했다. 발언에 거침이 없었으며, 자신만의 색깔을 강조할 줄 아는 ‘배짱의 연예인’으로 기억한다. 그런 그 역시도 지속적인 악플엔 지쳤나보다. 한 연예인으로서 또 배우이자 가수로서, 그 보다는 한 인간으로서의 배려나 존중 따윈 없는 비수같은 댓글에 절망했고, 우울증까지 겹치다보니 극단적인 길에 내몰렸을 것이다. 예전에 배우 최진실도, 가수 종현도 사실 악플에 무너졌다는 점에서 전사회적으로 경종을 울릴 일이다. 생각없이 올린 한 줄의 악플은 상대방의 영혼을 파괴하고 생명을 빼앗기도 한다는 점에서 근절돼야 할 ‘소리없는 살인자’다. 이 ‘살인자’를 뿌리 뽑을 방법은 없을까.

필자는 선플운동을 수년간 전개해왔다. ‘좋은 댓글’은 사회를 아름답게 하고, 서로 존중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누구보다도 악플의 폐해를 잘 알고 있고, 이를 어떻게 사회에서 추방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해왔다. 악플을 근절하기 위한 몇가지 제안을 해본다.

우선 직장 내에서 성희롱 예방이나 괴롭힘 예방교육을 법정의무교육으로 하는 것처럼 학교에서도 청소년들이 악플 대신 좋은 글을 달도록 하는 ‘선플의무교육’을 시행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이런 의무교육은 직장으로까지 확대해 봄직할 것이다.

또 하나는 인터넷 댓글 시스템과 관련된 것이다. 현재는 인터넷 상에 글을 올릴때, 단 한번만의 클릭으로 즉시 전송되게 돼 있다. 글을 올리기 전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때 ‘경고 문구’가 뜨도록 해 한번 더 클릭을 해야만 전송되도록 하는 ‘필터링 장치’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작성한 문구가 상대방에게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한번 더 생각하고 보내십시오”라는 창을 거치게 하는 식으로 말이다.

더불어 건전한 비판 글과 악플과의 경계를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의 인공지능을 이용한 악플제거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시대적 과제라 할 수 있다.

선플재단은 국회에서 SNS와 관련된 분들과 공동으로 ‘악플추방 토론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서는 여러가지 악플 근절안이 논의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위와 같은 악플추방 시스템이나 제도적 장치 마련도 좋지만, 악플에 대한 개개인의 자성과 성찰일 것이다. 온라인과 SNS상의 범람하는 저질 언어, 상대방에 대한 비하나 인신공격, 특정인에 치명적일 수 있는 검증되지 않은 루머 전파 등은 한 개인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선플 문화를 확산시켜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청소년과 네티즌이 악플 대신 좋은 글인 선플달기 교육과 캠페인 활동에 더 많이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 악플은 현대사회의 ‘살인무기’다. 이를 우리 모두 자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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