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미국 경기 진단이 후퇴했다. 소비 지표도 부진했다. 미국 경제의 잇단 경기둔화 우려에 연준 내부에선 ‘마이너스 금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솔솔 나오고 있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간)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다소 미약한(slight to moderate)’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 6~8월 ‘완만하다(modest)’는 표현에서 한 단계 낮아진 평가다.
연준은 가계 소비가 비교적 탄탄하다고 평가했지만, 제조업 활동이 계속 악화되고 있고 미·중 무역긴장과 글로벌 성장 둔화가 기업 활동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기업들은 대체로 경제가 확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지만, 향후 6~12개월 간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매판매까지 7개월 만에 감소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9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0.3% 줄었다. 소비자들은 자동차와 건축 자재, 온라인쇼핑 등의 지출을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우려 속에 마이너스 금리를 지지하는 견해까지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은 최근 마이너스 금리가 부양을 필요로 하는 경제에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 수단이며, 미국도 지난 2008년 금융위기때 이를 통해 이익을 봤다고 분석했다.
젠스 크리스텐센 샌프란시스코 연은 이코노미스트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따른 금융시장의 반응을 분석한 결과, 해당 국가의 국채수익률 곡선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며 “이는 마이너스 금리가 금융여건 완화를 돕는 효율적인 통화정책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은 미국에서도 마이너스 금리가 나올 수 있을 것이란 추측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올들어 두차례 금리를 인하한 연준은 오는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연주 기자/yeonjoo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