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탱크에 비해 건설과 유지관리 비용이 저렴한 반영구적 시설
핵심적인 특허기술, 운영과 건설 노하우로 해외진출 추진
울산 석유지하비축기지 내부. 폭 18m, 높이 30m, 길이가 2.96km이다. |
[헤럴드경제(울산)=이경길 기자]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석유저장시설의 드론 테러 이후, 울산에서 건설 중인 지하 석유비축기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하 80m에 건설되는 만큼, 드론 테러는 물론, 리히터 규모 7.0의 지진에도 끄덕없다. 안정적으로 석유를 저장하려는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기술지원이나 운영 협약을 추진하는 등 해외시장으로 기술 수출도 확대하고 있다.
22일 울산시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울산 석유비축기지 지하화사업은 정부의 투자활성화 대책에 따라 30년이상 경과해 노후화된 지상탱크 18기(총 1280만배럴)를 모두 철거하고, 인근에 1030만배럴 규모의 지하공동 저장시설(폭 18m, 높이 30m, 길이 2.96km)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250만배럴은 지상탱크 형태로 5기가 여수에 건설된다.
따라서 울산 지하 석유비축기지는 사업이 완료되는 2021년에 1만1600만 배럴 규모의 지하공동(80%)과 3000만 배럴 규모의 지상탱크를 합해 총 1만4600만 배럴의 저장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울산 지하공동 건설현장. 공동 저장 원리 개념도. |
특히, 이 지하 석유비축기지는 지상탱크에 비해 건설과 유지관리 비용이 저렴한 반영구적 시설로서, 안전하고 환경 친화적인데다 지상탱크가 있던 상부의 땅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지상탱크 18기를 철거(14년~15년)한 자리는 S-OIL이 매입해 지난 6월, 복합석유화학시설(RUC/ ODC)로 다시 태어났다. 4조8000억원이 투입된 이 시설은 현재, 폴리프로필렌 40만톤, 산화프로필렌 30만톤을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15억달러의 수출증대와 500여명의 고용으로 이어지는 등 공기업과 민간이 윈윈하는 성공사례가 되고 있다.
울산 지하공동 건설현장. 수벽 시스템 개념도. |
지하 석유비축기지 건설 기술은 기름과 물의 비중차와 지하수압을 이용해 원유와 GAS의 누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물을 주입하는 수벽시스템을 전체 저장공동 상부에 직경 10cm, 길이 120m 홀을 5~10m 간격으로 설치하고 물을 주입해 저장공동 주변의 지하수압을 높게 유지시킨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1980년대 초부터 지하 석유비축기지 건설과 운영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로 정평이 나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지하화 건설과 설계, 시공, 감리 등이 모두 순수 국내 기술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자연재해에도 이상 없는 핵심적인 특허기술(유류 지하저장시스템, 자유면 이용한 수직갱 굴착방법 등)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도 및 중국에는 건설기술 지원을, 베트남 및 UAE와는 운영협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 지하공동 석유비축기지의 총 공사비는 3214억원이다. ㈜삼안과 벽산엔지니어링㈜의 설계를 바탕으로 2021년 6월 완공한하는 것이 목표다. SK건설㈜의 안전시공, 한국석유공사의 철저한 시공감독과 법정 안전관리체제의 철저한 이행, 점검을 통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hmd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