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들면서 낮 기온이 20도 안팎으로 떨어졌음에도 실내에서는 여전히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개체 수는 여름이나 초가을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주택 주변에 살던 집모기가 쌀쌀한 곳을 피해 집안으로 몰려든 탓이다.
20일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중순 모기 개체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연구원은 일본뇌염의 유행 여부를 예측하기 위해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공북리의 한 축사에 유문등을 설치, 모기 개체 수를 파악하고 있다. 올해 들어 모기가 가장 많이 잡혔던 때는 7월 초순과 9월 초순이다. 7월 8∼9일 하루 평균 972마리, 9월 3∼4일 881마리가 잡혔다. 평균 개체 수로 따지면 이때가 1, 2위이다.
지난달 9∼10일 하루 평균 612마리로 줄더니 같은 달 17∼18일 341마리, 23∼24일 116마리, 30일과 이달 1일 102마리로 개체 수가 급감했다. 이달 7∼8일에는 하루 평균 83마리로, 14∼15일에는 17마리로 많이 감소했다. 기온이 뚝 떨어졌기 때문인데, 이달 중순 청주 지역의 최저기온은 10도를 밑돌았다. 낮에도 수은주는 20도 안팎에 그쳤다.
그러나 도심, 특히 단독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여전히 모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청주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매일같이 모기를 잡아도 마릿수가 오히려 더 많아진 것 같다"며 "올가을 비가 많이 내리면서 더 많이 번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북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개체 수는 줄었지만, 날이 추워지면 집모기가 건물 안이나 지하로 숨어들었기 때문에 여름보다 더 많다고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모기는 통상 수은주가 15도 이하로 내려가면 활동을 중단, 숨어 있다가 기온이 그 이상으로 오르면 다시 날아다닌다. 모기의 수명은 2∼4주라는데, 따뜻한 실내로 숨어든 집모기는 죽지 않고 월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일본뇌염 예측 조사 사업을 하다 보면 모기가 없어야 할 4월에 집모기가 잡히는 경우가 있는데, 실내 벽면 등에 붙어 겨울을 난 모기가 다시 날아다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온이 더 떨어지는 다음 달 중순, 늦으면 하순까지 모기로 인해 고생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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