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보험사가 학력을 이유로 일부 경력 설계사의 입사를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설계사들은 영업 경력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보험사는 재무설계 등 전반에 걸친 리스크 관리 역량이 필요해지면서 설계사에 대한 회사별 기준에 따라 선발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의 설계사 채용기준은 대부분 학력 무관이다. A보험사로 옮기려고 했던 이 설계사들도 이미 5년 이상의 영업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위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외국계 보험사 등 일부 보험사는 학력 제한을 두고 있다. 특히 외국계는 한국 진출 때 대졸 이상으로 학력을 제한하며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지금도 메트라이프생명의 경우 대졸 이상(고졸의 경우 경력 2년)이며, 푸르덴셜생명도 대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AIA생명의 경우 대졸 이상이었으나 최근 고졸 이상으로 완화됐다. 외국계(ING생명)에서 국내 보험사가 된 오렌지라이프생명은 고졸 이상이다.
학력 제한은 회사별 규정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설계사들의 학력 수준은 이미 90% 이상이 고졸 이상이다. 보험의 특성상 종신보험이나 변액보험 등의 설계를 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보험 설계사가 보험상품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재무설계를 책임지는 금융전문가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젊고 학력이 높은 설계사들을 따로 모집하는 캠페인을 많이 벌인다”면서 “보험만 팔기 힘들어지면서 재무 상담사 역할까지 해야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