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회원들이 지난 18일 오후 미국 대사관저에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반대하는 기습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50분께 사다리를 이용해 미국 대사관저 담을 넘는 방식으로 대사관저 마당에 진입했다. [사진=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주한 미국 대사가 거주하는 관저에 기습 침입해 점거농성을 벌인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에 대해 “대학생들의 정당한 목소리에 구속영장을 발부한 사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대진연은 페이스북에 게재한 ‘규탄성명’에서 “정부와 경찰은 대학생들이 무슨 이유로 담을 넘었는지 그들의 목소리는 듣지도 않고 대학생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하며 심지어 7명의 대학생들에게는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사법부는 오늘 4명의 대학생들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부장판사는 이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대진연 회원들에 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그리고 김모 씨등 4명에 대해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대진연은 규탄성명에서 구속된 대학생들이 평범한 학생임을 강조했다. 대진연은 “이 대학생들은 중간고사를 앞둔, 아르바이트를 가야 하는 평범한 대학생들”이라면서 “이들의 투쟁은 공개적이었고, 떳떳했다. 어디로 도주한단 말인가. 또 어떤 증거를 인멸한단 말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4명의 대학생들이 구속되었다고 우리의 활동이 주춤할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라며 “대학생들은 앞으로도 방위비 분담금 인상 반대 투쟁을 줄기차게 벌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대진연 소속 회원 17명은 지난 18일 사다리를 이용해 담을 넘어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관저에서 ‘미군 지원금 5배 증액 요구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담장 안에 진입한 16명과 담장 밖 회원 3명 등 19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하루 뒤인 지난 19일 이들 중 9명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들 중 7명에 대해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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