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자충격기, 몰카탐지기 치안 기술 한자리에
산업 진흥 목적이지만, 중앙경찰학과 경찰 준비생 등 집중 아쉬워
지난 21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제1회 국제치안산업박람회가 개최됐다. 한 경찰이 테이저건을 시연하고 있다.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탕, 탕, 탕…’
지난 21일 오전 10시 40분께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1회 국제치안산업박람회 한국형 전자충격기(테이저건) 관. ‘하나, 둘, 셋’ 구령이 끝날 때마다 세워진 마네킹을 향해 한국형 전자충격기가 발사됐으며 ‘탕’소리와 함께 하얀 포연이 피어오른다. 테이저건이 발사되자 여기저기서 ‘아’하는 탄성 소리가 터져 나온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함께 테이저건 시연 장면을 지켜보던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 총리에게 “한 발밖에 쏠 수 없었던 예전 테이저건과 달리 한국형 테이저건은 세발 연속으로 발사가 가능하며 전과 달리 조준점도 한 개가 아닌 두 개”라고 설명했다. 한국형 테이저건은 올해 말부터 경찰 일선에 배치될 예정이다.
경찰청이 주최하는 제1회 국제치안산업 박람회가 21일 개막했다. 한국형 테이저건을 비롯해, 신체의 떨림을 활용한 거짓말 탐지기, 몰카탐지기 등 한국경찰이 연구 중이거나 활용하고 있는 첨단 치안 기술이 전시됐다. 박람회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열린다.다만 박람회를 찾는 사람들이 ‘중앙경찰학과 학생, 경찰행정학과 학생’등이 대부분이라 당초 목표한 ‘산업진흥’을 위한 박람회가 개최되기 위해서는 행사 운영에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박람회는 경찰 기동장비·드론, 경찰 개인장비관, 경찰 정보통신기술(ICT)관 범죄예방 장비·시스템관 등 총 434개의 부스가 차려졌다, 경찰 치안 기술 뿐만 아니라, 삼성, KT 등 대기업과 민간기업의 치안기술 등이 함께 전시됐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7개 국가에서 17명의 바이어들이 이날 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제1회 국제치안산업 박람회가 개최됐다. 행사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스마트 무전기를 시연하고 있다. |
한국형 전자충격기 관과 함께 사람들로 가장 많이 붐빈 곳은 경찰 과학수사관리팀(KCSI)이 운영하는 ‘바이브라이미지·뇌지문·몽타주’ 관이다. 특히 바이브라이미지 기술은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바이브라이미지 기술은 머리 등 신체의 떨림을 활용해 지목된 사람의 심리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부스 관계자의 설명에 따라 기자가 직접 바이브라이미지 기술을 직접 체험했다. 조그만 카메라가 놓여 있는 책상 앞에 앉기를 1분여. 바로 ’심리생리 검사결과‘가 인쇄돼 나왔다. 스트레스, 불안, 의심, 에너지, 억제 등으로 나뉜 도표와 함께 ’안정됨‘이라는 결과 값이 나왔다. 부스 관계자는 “많은 사람 중 용의자를 추려나갈 때 이 기술이 활용된다”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CCTV 화면을 이 기술로 분석한뒤, 그 중에 심리상태가 불안한 사람을 찾아내는 방식”이라고 했다. 부스 관계자는 “현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거짓말 탐지기 기법과 같이 활용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일부 지방경찰청에 도입될 전망이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의 ‘몰카(몰래카메라)탐지기’체험관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춰 세운 부스다. 경찰청은 이 탐지기를 지난 3월 개발해 실제 범인 검거에도 활용한 바 있다. 몰카탐지기는 태블릿 피씨 크기로, 설치된 카메라에 가까이 갈수록 화면 속 노란색 표시가 붉은 색으로 바뀐다. 기자가 몰카탐지기를 부스에 비치된 조그만 스피커 쪽으로 옮기자 테블릿 피씨 속 표시가 붉은 색으로 바뀐다. 스피커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된 것이다.
이날 하루동안 총5200여명(경찰 집계)의 사람들이 박람회를 찾은 만큼 주최측인 경찰청은 첫 행사로써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9월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해 순경 임관을 앞두고 있는 김동희 씨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현장에서 실제로 보고, 체험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경찰 준비생인 정영선 씨도 “정보를 빠르고 정교하게 수집하는 장비들이 관심을 끌었다”고 말했다.
외신도 박람회에 주목했다. 현장에서 만난 영국 매체 BBC의 스테이시 기자는 “진보된 치안 기술이다. 런던에서 관련 내용이 보도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치안산업박람회’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관람객 대부분이 중앙경찰학교, 경찰 준비생 등에 치중됐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확인결과 박람회에 차려진 434개의 부스 중 317개가 민간 업체들의 부스다. 이들 사이에는 박람회가 경찰 기술 전시에 치중돼 있어 관람객들의 발길이 경찰 부스로만 쏠리고 있다는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치안 솔루션 기업 관계자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이 없다”며 “주로 경찰 장비 쪽으로 사람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포렌식 관련한 제품을 생산하는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부스에 들르는 사람이 주로 순경 시험에 갓 합격한 중앙경찰학교 학생이나 경찰 준비생”이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부스에 들르는 사람은 많이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