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연 페이스북 다수의 신고 접수돼 정지상태
경찰이 지난 22일 오전 10시 25분부터 오후 6시까지 사흘 전 주한미대사관저의 담을 넘어 기습 침입한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과 관련된 시민단체 사무실을 경찰이 압수수색했다. [사진= 대진연 페이스북] |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멱살잡은 경찰 나와서 사과하세요”, “당신들이 먼저 잡았잖아”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이 주한미대사관 담을 넘은 혐의로 관련자 4명이 구속된 데에 이어 경찰이 그들이 사용하는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대진연 관계자와 경찰은 크고 작은 충돌을 빚었다. 대진연은 “경찰이 무리하게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학생 멱살을 잡았다”고 주장하며 경찰 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2일 오전 10시 25분부터 오후 6시까지 사흘 전 주한미대사관저의 담을 넘어 기습 침입한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과 관련된 시민단체 사무실을 경찰이 압수수색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서울 성동구에 있는 시민단체 ‘평화 이음’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지난 18일 발생한 주한미대사관저 침입 사건과 관련된 의심 자료들을 확보했다.
이과정에서 대진연 소속 학생들과 경찰 사이 충돌이 발생했다. 대진연이 사회관계서비스(SNS)에 게재한 경찰의 압수수색 영상을 보면 대진연은 평화이음 사무실에서 경찰을 향해 “멱살잡은 사람 사과하세요. 반말하지 마세요”라고 소리쳤다. 이에 대해 경찰은 “당신들이 먼저 잡았잖아”라고 맞받아쳤다. 대진연의 항의는 수 십분간 계속됐다. 이후 SNS에 대진연은 “미대사관저 투쟁을 한 A학생이 주소지를 사무실로 썼다며 100명 가까운 인원이 무리하게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며 “항의하는 사람은 멱살을 잡고 자신들은 법을 집행한다며 깐족대는 꼴이 정말 우습다”고 적었다.
경찰이 이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이유는 미대사관저 침입을 주도한 대진연 관계자가 이 단체에서 근무하며 본인 주소지를 ‘평화 이음’의 사무실로 적었기 떄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 이음은 비영리 민간단체로, 남북바로알기 콘텐츠 지원 등 남북 민간 교류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진연은 23일 오전 11시30분께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압수수색 규탄 기자회견을 열 방침이다. 현재 대진연 SNS는 다수의 신고가 접수가 돼 중지된 상태다. 대진연 관계자는 “현재 다수의 신고가 접수돼 페이스북이 정지된 상황이라 기자회견 안내문을 올려도 외부에서 볼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압색 당시 충돌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확인하고 변호사를 입회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무리하게 압색을 진행하려고 하자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생겼다”며 “우리가 먼저 경찰을 공격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대진연 회원들은 지난 18일 오후 2시50분께 사다리를 이용해 서울 중구 정동 미국대사관저 담을 넘어 마당에 진입한 뒤 ‘미군 지원금 5배 증액 요구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들고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반대한다”고 외쳤다.
경찰은 대사관저에 무단 침입한 17명과 침입을 시도한 2명을 체포했고, 검찰은 이 중 7명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7명 중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21일 밤 발부했다.
sa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