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대전)= 이권형기자] 규격에 맞지 않는 불량 차선분리대가 8년째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선정되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유승희 의원(성북갑·더불어민주당)은 23일 기재위 종합감사에서 국토부 지침에 맞지 않는 불량 차선분리대가 버젓이 우수조달제품으로 전국에 판매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차선분리대는 중앙분리대 내에 설치하는 무단횡단, 불법유턴 금지시설을 말한다. 국토부의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라 사람이 임의로 넘지 못하도록 노면으로부터의 높이가 90cm이어야 하며, 파손을 막기 위해 시선유도봉과 같은 연성 있는 재질(폴리우레탄)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A업체의 경우, 겉보기에는 높이 90cm 짜리처럼 보이지만 업체가 규격서에 지주 높이로 적시한 75cm도 아니고, 실제로는 73cm의 폴리우레탄 지주 위에 복합플라스틱 재질의 캡을 씌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제품 같이 윗부분이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 있을 경우 차량충돌로 파손 위험이 있고, 파편으로 인해 타이어 펑크 등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크다.
조달청이 유승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업체의 차선분리대는 2011년에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지정되어 3년 연장한 후에, 2017년에 새롭게 특허를 받아 다시 우수제품으로 지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3년간 해당 업체가 전국 17개 시·도에 차선분리대를 납품한 금액은 300억에 달한다.
유승희 의원은 “조달청이 제대로 품질조사를 사고 있었다면, 규격에도 미달되는 이런 제품이 우수조달제품으로 버젓이 선정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업체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꼼수를 부리고, 조달청이 손놓고 있는 사이 국민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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