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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법원이 신임 조선대 총장 선출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강동완 현 총장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이면서 총장 임명이 사실상 중단됐다.
광주고법 민사2부(유헌종 고법판사)는 23일 강 총장이 학교법인 조선대 이사장을 상대로 낸 총장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조선대 이사회의 총장 임명 절차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대는 지난 1일 선거를 통해 민영돈 의학과 교수를 총장 후보자로 선출했으며 오는 24일 오후 2시 이사회를 열고 임명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항고심 재판부는 “교원지위향상특별법에 따르면 본인 의사에 반해 파면·해임·면직됐을 때에는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 후임자를 발령하지 못하게 돼 있다”며 “강 총장이 소청심사를 청구했기 때문에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최종 결정이 있을 때까지 후임자를 발령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법률을 근거로 임용 절차를 정지한다고 해도 대학 측의 불이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임용 절차를 정지하지 않으면 강 총장이 입을 손해가 크고 학내 갈등과 혼란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조선대가 자율 개선 대학에 선정되지 못하고 역량 강화 대학으로 분류된 것이 강 총장의 능력 때문만은 아니라고 해도 인사권자의 해임 조치가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강 총장의 신청을 기각했다.
강 총장은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저조한 평가를 받은 책임 등으로 해임되자 교육부에 소청 심사를 청구했고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는 해임이 부당하다며 취소 결정을 했다.
학교 법인도 이에 불복해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차기 총장 선출 절차를 진행했다.
강 총장은 자신의 지위가 유지된 상황에서 자신을 배제하고 총장 선거를 강행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강 총장의 복귀 여부를 놓고 대학 구성원 간 갈등도 고조됐다.
애초 지난해 역량 진단 결과 발표 후 강 총장이 사직서를 내자 교수·직원·학생·동창 등 구성원 기구가 참여한 대학자치운영협의회(대자협)는 학기가 끝나는 올해 2월까지 직위를 보장하기로 했으나 교수평의회는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하지만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의 해임 취소 결정 후 강 총장이 총장 임기를 채우지 않고 본인의 교원 정년 시점인 내년 2월에 사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교수평의회는 “한시적 복귀로 대학 행정을 정상으로 복구할 수 있다”며 강 총장을 지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반면 대자협과 이사회, 대학본부는 "사립학교 인사권은 이사회에 있으므로 보장해야 한다"며 교육부의 행정 처분에 소송을 제기하고 총장 선거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조선대 총장 직무대리는 사무처장이었던 홍성금 교수가 맡고 있다.
후임 총장을 뽑아놓고 정작 임명 절차가 중단됨에 따라 이사회·학교측과 강 총장간 갈등등이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조선대 관계자는“이날 오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상황을 공유했다. 내일 예정된 정기 이사회에서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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