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24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촉구하던 시민들이 법원의 결정을 반기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구속되면서 검찰은 '종착역'인 조 전 장관 조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법원이 정 교수의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한 만큼 검찰은 일단 수사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을 어느 정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이를 발판으로 검찰이 이르면 이달 안에 조 전 장관을 소환해 조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정예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도 ‘늘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온 수사가 빠른 속도로 정점을 향해 치닫는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정 교수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24일 0시 20분께 “범죄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에 비춰 증거인멸 염려가 있으며, 구속의 상당성도 인정된다”면서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정 교수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 딸 조모(28)씨의 위조된 동양대 표창장 등을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사용해 대학 입시업무를 방해한 혐의 ▲ 사모펀드 투자금 약정 허위신고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차명주식 취득 ▲ 동양대 연구실과 서울 방배동 자택 PC 증거인멸 등 모두 11개 범죄 혐의를 적시했다.
조 전 장관 수사에 있어 정 교수의 혐의 소명 여부는 중요한 부분이다. 정 교수 구속영장에 포함된 혐의 11개 중 최소 4개에 조 전 장관이 연관됐다는 의혹이 제기돼서다.
특히 외부적으로는 조 전 장관이 두 자녀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 허위발급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두드러진다. 증명서 발급 당시 조 전 장관이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며 공익인권법센터에 몸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 교수가 검찰의 첫 압수수색 직후 증권사 직원의 도움을 받아 자택과 동양대 연구실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때 이를 조 전 장관이 알고서 방조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도 관건이다. 정 교수는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의 2차 전지 사업과 관련한 정보를 미리 알고(미공개 정보 이용) WFM 주식 수억원어치를 차명으로 사들여 동생 집에 보관한 혐의(범죄수익은닉)를 받는다.
WFM 주식 매입 당시인 2018년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했으나 신고한 공직자 재산 내역엔 이 내용이 빠져 있다. 검찰 수사대로 정 교수가 차명투자를 했다면 조 전 장관에게 공직자윤리법위반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전 장관 가족이 운영해온 학교법인 웅동학원이 조 전 장관 동생과의 채무소송에서 무변론 패소할 당시 조 전 장관이 웅동학원 이사로 재직했기에 검찰은 이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정 교수의 구속영장에 기재한 범죄 사실 외 추가로 진행하는 수사가 있다”고 밝히고 있어 조사 범위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조 전 장관에게 직접 확인할 부분이 많아서 소환조사는 불가피하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르면 이번 주말에도 조 전 장관 소환조사가 가능하다고 본다"며 "법무부가 각종 검찰개혁 방안의 시행 시기를 10월로 정해뒀기 때문에 이달을 넘기면 검찰 수사가 어려워진다. 시간과의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조 전 장관은 물러나기 전 법 개정 없이 추진할 수 있는 검찰개혁 방안의 틀을 짰다. 정부는 심야·장시간 조사와 부당한 별건수사 금지 등을 담은 '인권보호 수사규칙'과 피의사실 공표 방지를 위한‘형사사건 공개금지에 관한 규정'을 이달 중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은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열린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최근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국민의 뜻이 하나로 수렴되는 부분은 검찰개혁이 시급하다는 점”이라며 개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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