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홍콩시위 거론하며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
미중이 무역협상 ‘1단계 합의’ 서명을 앞두고 막판 기싸움을 벌이면서 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미국은 대규모 농산물 구입을 요구하며 관세 인상을 위협하는 반면, 중국은 관세 철회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입장차까지 무역협상에 악재로 작용하는 형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중국은 내가 좋아하는 합의를 해야 할 것”이라며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걸로 끝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고 중국이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만약 우리가 중국과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나는 그저 관세를 더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WSJ은 “멈춰 있는 미중 무역협상이 또 다른 교착 상태에 빠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백악관은 지난달 11일 중국과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지만 6주 이상 지난 지금까지도 양국은 핵심 쟁점에서 의견이 나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조차 협상에 진전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스티븐 본 전(前)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협상의 난국은 중국이 미국의 오랜 우려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는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날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홍콩 시위를 앞세워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인디애나폴리스 지역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에 폭력을 사용하면 합의 서명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홍콩에 폭력 사태가 있거나 이 문제가 적절하고 인도적으로 다뤄지지 않는다면 미국이 중국과 합의하는 게 매우 어려울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1단계 합의를 협상하고 있지만 미국은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문제에 대해 매우 미묘하게 말해왔으며, 공화당 의원들도 지지 의사를 밝힌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에 대해서도 침묵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