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우 사장, 18년걸린 엑스코프리 성공 기반
전방위 R&D로 글로벌 종합제약사 도약 꿈 밝혀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SK㈜ 자회사 SK바이오팜이 물질 발굴, 전임상시험, 임상1,2,3상 시험, 허가 신청, 승인 등 신약개발 전단계를 독자적으로 진행한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가 미국 FDA의 판매허가를 받은 것은 올들어 대한민국 3대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선정된 ‘K바이오’ 도약의 중요한 전기로 평가된다.
통상 10년 정도 걸리는 임상 1,2,3상을 해낼 자신감이 부족해 전임상을 마친 다음엔 기술수출을 하고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개발한 뒤, 승인과정에서는 현지 파트너의 도움을 크게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번에는 한국 기업이 독자적으로 임상은 물론 까다로운 승인절차까지 혼자서 해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 연구개발진 |
SK바이오팜도 혁신신약의 첫 FDA 승인때엔 기술수출과 글로벌 협업과정을 거쳤다. 지난 7월부터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면장애신약 ‘수노시’는 한국측 발굴, 한미공동 임상 및 승인신청 과정을 거쳐 미국에 입성, 판매되고 있다.
SK는 수노시 승인과정을 거치면서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미국측 석학들을 끌여들어 대한민국 기업 주도하에 신약 승인의 최종 결실을 맛본 것이다.
K바이오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킨 것으로 평가되는 엑스코프리의 미국 승인을 계기로, SK바이오팜은 뇌전증은 물론 중추신경계를 망라하는 신약을 개발해 전세계 환자들의 수요에 부응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시권에 두게됐다.
최태원 SK회장의 27년간 이어진 신약투자가 이제 다양한 결실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게 된 것이다.
엑스코프리의 개발부터 허가까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전 과정을 지휘한 SK바이오팜 조정우 사장은 “SK바이오팜의 R&D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감격적인 성과”라면서 “이번 승인은 SK바이오팜이 앞으로 뇌전증을 포함해 중추신경계(CNS, Central Nervous System) 분야 질환에서 신약의 발굴, 개발 및 상업화 역량을 모두 갖춘 글로벌 종합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뇌전증은 몇 차례 약물을 투여하고도 투약환자 절반이상이 발작 증세를 멈추지 않는다. 이번 엑스코프리의 다국적 대규모 임상시험에서는 발작 빈도 저하는 물론, 10명 중 3명 꼴로 ‘완전발작소실’을 보여 세계 의료계를 놀라게했다.
이는 뇌전증 뿐 만 아니라 다른 중추신경계 질환 정복에 대한 SK의 자신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엑스코프리의 임상시험 진행에 참여한 필라델피아 제퍼슨 헬스 비키&잭 파버 신경과학 연구소 산하 제퍼슨 종합뇌전증센터(Jefferson Comprehensive Epilepsy Center)의 마이클 스펄링 교수는 “엑스코프리의 승인으로 의사들은 부분 발작이 계속되는 환자들에 효과적인 치료요법을 고려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엑스코프리를 복용한 환자들에서 발작 빈도가 의미 있게 감소하였으며, 일부 환자들에서 발작이 완전 소실 된 결과를 나타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SK는 지난 26년간 신약을 개발하면서 ▷국내임상 및 승인 성공→▷기술개발후 글로벌 협업을 통한 글로벌 승인→▷독자 신약 발굴-임상을 통한 혼자만의 역량에 의한 글로벌 승인의 진화과정을 거쳐 완전한 자생력을 구축했다.
앞으로는 이같은 역량을 기반으로 보다많은 분야의 신약을 개발하는 쪽으로, 전방위 연구개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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