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카본 트러스트, 반도체에 첫 인증
고성능·고효율 친환경 제조경쟁력 성과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가 업계 최초로 ‘친환경’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 반도체는 통상 수많은 제조공정을 거치며 물과 전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 인증을 받기 힘든 업종으로 꼽혀왔다.
삼성전자가 초격차 기술력을 기반으로 고효율·고성능 제품 개발에 성공하면서 업계 최초로 반도체 친환경 인증을 개척했다는 분석이다.
영국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획득한 ‘512GB eUFS 3.0’ 제품(왼쪽)과 카본 트러스트 로고.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는 26일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영국 카본 트러스트(The Carbon Trust) 주관 ‘제품 탄소발자국/환경성적표지인증 수여식(Ceremony of PCF/EPD Certifcation)’에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 최초로 ‘친환경 우수성’을 인증 받았다고 밝혔다. 카본 트러스트가 반도체 제품의 친환경 제조 성과를 인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본 트러스트’는 영국 정부가 2001년 설립한 친환경 제품(서비스) 인증 비영리 기관이다. 제조 이전단계부터 제품 생산까지 발생하는 탄소와 물 사용량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국제 심사 기준에 따라 ‘탄소 발자국’과 ‘물 발자국’ 인증을 수여한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인증받은 제품은 5세대 V낸드인 ‘512GB eUFS 3.0’이다. 고성능·고효율로 탄소 배출량과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탄소 발자국’과 ‘물 발자국’ 인증을 동시에 획득했다. ‘512GB eUFS 3.0’ 1개를 생산하는데 나오는 탄소량은 13.4kg, 물 사용량은 0.31㎥이다. 13.4kg의 탄소 배출량은 30년생 소나무 두 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수준이다.
‘512GB eUFS 3.0’에는 삼성전자의 초격차 낸드 기술력이 집약됐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셀 적층 단수를 약 1.5배 높이면서 90단 이상의 셀을 한 번에 뚫는 단일 공정(1 Etching Step)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기존 4세대 V낸드 대비 칩 사이즈를 25% 이상 줄여 탄소 배출량과 물 사용량을 최소화했다. 또 기존 제품(4세대 64단 256Gb V낸드 기반의 256GB) 대비 용량을 2배, 데이터 전송 속도를 2.1배 높였다. 동작전압도 33% 낮춰 속도·절전·생산성을 동시에 달성했다.
박찬훈 삼성전자 DS부문 기흥/화성/평택단지 부사장은 “우리 반도체가 초격차 기술로 친환경적으로 제조된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매우 기쁘다”며 “글로벌 소비자의 사용편의성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초고속, 최고용량, 초절전, 초소형 반도체’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한국 환경부로부터 ‘1TB eUFS 2.1’과 ‘5세대 512Gb V낸드’의 국내 환경성적표지(EPD)’인증도 함께 받았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친환경 초고용량 메모리’ 수요를 본격 확대하고 글로벌 고객과의 차세대 기술 협력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위상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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