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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LG 구광모의 ‘파격’…‘육룡’ 세대교체
작년 첫 인사땐 ‘안정속 변화’
60대 대거 퇴장·50대 약진
신속 변화로 ‘혁신 DNA’ 확산
실무진까지 인사폭 커질듯
조성진
권봉석

구광모호(號)가 파격을 택했다.

취임 2년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장고 끝에 28일 단행한 2020년도 임원인사에서 핵심 계열사인 LG전자 사령탑 조성진 부회장(63)을 전격 교체했다. 후임은 권봉석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스)사업본부 본부장 겸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 사장(56)이다.

50대 젊은 CEO를 핵심 계열사 전면에 내세워 세대교체를 통한 과감한 경영쇄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작년 인사에서 LG 특유의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전략가를 대거 영입해 선택과 집중으로 ‘4세 경영체제’ 조기 안착 기반을 다졌다면, 올해는 한 발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 대전환의 시대 흐름을 받아들여 혁신과 도전을 넘어 ‘전략’과 ‘융합’을 이뤄낼수 있는 ‘뉴LG’의 경영 색깔을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육룡’ 세대교체 정점…실무진까지 인사폭 커질듯=구광모 회장은 취임 후 작년 첫 인사에서 ‘안정 속 변화’를 택했지만 올해는 확연히 달랐다.

취임 당시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였던 6인의 부회장단, 이른바 ‘육룡’ 가운데 작년과 올해 인사를 통해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66)만 제외하고 나머지 부회장 5인은 자리를 바꾸거나 교체됐다. 각 해마다 3~4명의 부회장을 같은 자리에 유임시키며 급격한 변화 리스크에 대한 완충 역할을 꾀했지만, 결과적으로는 2년새 5명의 사령탑을 움직이는 큰 그림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올해 LG 부회장단은 ㈜LG 권영수(62), LG화학 신학철(62), LG전자 조성진(63), LG디스플레이 한상범(64), LG유플러스 하현회(63), LG생활건강 차석용(66)으로 출발했지만, 이 가운데 한상범 부회장은 지난 9월 전격 사임하며 추후 부회장단 거취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같은 인적쇄신 기조 속에 LG그룹의 인사 폭은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조 부회장과 오랜 시간 같이해온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사장(63)과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62)가 동반 퇴진을 결정한데다, 권봉석 사장이 올해 56세인 만큼 이보다 나이가 많은 주요 본부장 등 사장급 세대교체로 연쇄인사가 실무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개방·혁신 넘어 전략·융합 구광모 경영철학 반영=이번 LG 인사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신속한 변화로 조직에 혁신 DNA를 확산시키겠다는 구 회장의 과감한 결단력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이번 세대교체 인사는 조직에 긴장과 활기를 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모든 것이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기에 한우물 전문가보다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가지고 ‘융합’을 선도할 수 있는 차세대 리더십을 적극 기용하겠다는 구 회장의 구상이 본격화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권봉석 사장은 2014년부터 HE 사업본부장을 맡아 ‘올레드 대세화’와 TV사업 영업이익률을 10% 가까이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번 인사에서 CEO로 선임되면 작년 인사에서 MC사업본부장 겸직을 맡게 된지 1년 만에 최고 사령탑에 올라서게 된다.

‘전략’ 인사 키워드는 올해도 계속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9월 한상범 부회장의 후임으로 정호영 사장(58)이 선임됐다. 정 사장은 LG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재무 전문가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생활건강, LG화학 등 계열사에서 CFO를 역임했다. 현재 정 사장은 인력 구조조정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 조직개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앞서 구 회장은 작년 인사에서 지주사 ㈜LG의 주요 보직에 ‘전략통’을 대거 기용했다. 홍범식 전 베인앤컴퍼니 대표(㈜LG 경영전략팀장·사장)와 김형남 전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LG 자동차부품팀장·부사장), 김이경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LG 인사팀 인재육성담당 상무) 등 외부인사를 적극 영입했다. 그룹의 뿌리인 LG화학 부회장에는 3M 수석부회장 출신인 신학철 부회장을 임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지난해 전략통을 적극 기용하며 판토스, LG CNS, 서브원을 매각하고 계열사 LCD사업을 정리하는 등 선택과 집중의 ‘뉴 LG’를 향한 준비작업을 했다면 올해는 주력 계열사 실무급까지 전략과 융합이라는 인적쇄신 기조를 강하게 뿌리내리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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