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릅 출범 이후 매출·자산 3배 이상 키우며 경영능력 인정
-겸임하고 있는 전경련 회장직 수행은 이어갈 듯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앞으로 5년이 그룹의 100년을 좌우한다” “100년 장수기업의 DNA를 찾자” “100년 이상 장수하는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더 많은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GS그룹 총수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허창수 회장은 기회될 때마다 ‘100년 기업’을 누누히 언급해왔다. 2004년 LG그룹과 경영권 분쟁 없는 ‘아름다운 이별’ 이후 15년간 키를 잡아온 GS그룹의 미래를 끊임없이 걱정하고 고민해온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임기를 2년 가까이 남긴 상황에서 이뤄진 허창수 회장의 총수직 용퇴는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세대교체를 통한 그룹의 영속성 강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게 그룹 안팎의 해석이다. 더불어 개인의 거취보다 그룹의 미래를 위해 자진하차를 선택한 허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그룹의 미래에 가져올 긍정적 효과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룹 총수직 사임을 밝힌 GS 허창수 회장이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사장단회의에 참석, 산업용 로봇 시연을 관람하고 있다. [GS 제공] |
허 회장의 사임과 관련해 그룹 측은 “GS가 지금까지 쌓아온 토대를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펼쳐 나가기 위해서는 빠른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성공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판단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GS가 창립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냈지만, 출범 15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현재 위상을 유지하는 것보다 그룹의 혁신과 재도약을 이뤄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는 게 허 회장의 뜻”이라고 전했다.
GS그룹이 출범 15년만에 국내 10대 그룹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과정은 허 회장의 공로를 빼놓고 말하기 힘들다.
허 회장은 1977년 LG그룹 기획조정실 인사과장으로 입사해 LG상사, LG화학 등 계열사 현장에서 인사, 기획, 해외 영업·관리 업무 등을 거쳤고, LG전선 회장과 LG건설(현 GS건설) 회장을 역임했다.
허 회장은 출범 당시 매출액 23조원, 자산 18조원, 계열사 15개 규모였던 GS그룹을 매출액 68조원, 자산 63조원, 계열사 64개 규모로 약 3배 이상으로 성장시키는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에너지·유통서비스·건설 등 3대 주력 사업을 공고히 하는 한편, 과감한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GS글로벌, GS E&R 등을 성공적으로 출범시키고 그룹의 외연을 넓혀왔다.
또 2004년 출범 첫 해 7조1000억원이던 해외 매출을 2018년 36조8000억원까지 5배 이상 끌어올리며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면모도 확고히 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존경이 인색한 우리나라 재계 현실에서 배려와 신뢰를 중시하는 허창수 회장 특유의 리더십과 GS그룹의 아름다운 승계 전통이 재계에 귀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총수에서 물러난 허 회장은 향후 GS건설 회장직과 함께 올해 연임이 확정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2011년 이후 4번 연임을 통해 향후 10년간 전경련을 이끄는 최장수 회장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전경련 관계자는 “연합회 정관에 회장 자격에 대한 규정이 없어 허 회장이 GS그룹 회장을 내려놓더라도 본인의 의사가 있다면 회장직을 수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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