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발굴-임상-허가 독자진행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 탄생
오픈이노베이션 시너지 큰 업종
중견·벤처기업과 조화 기대감도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바이오팜 판교 생명과학연구원 신약개발진들. 글로벌 제약사들도 하기 힘든 신약의 발굴-임상-허가-판매 18년간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해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
제약·바이오 푸른 바다에, 극소수 미꾸라지 기업의 추락상과 건실한 중견-새내기 기업의 선전이 혼재한 가운데,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바이오팜, SK팜테코, SK라이프사이언스, 최창원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SK케미칼, SK플라즈마,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기업이 ‘발굴~임상~허가 전과정 독자진행을 통한 FDA 신약 허가’라는 깔끔한 플레이를 보이며 대한민국 성장동력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귀감된 대기업, 오픈 협력 생태계 구축 기대감=글로벌 경영의 면모를 이미 갖춘 SK그룹 산하 제약-바이오 계열사의 이번 선전은 우리 업계 전체에 글로벌제약사의 조건과 길을 알려주는 좋은 본보기,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청구조인 다른 업종과는 달리, 오픈이노베이션, 즉 상호 협력을 통한 시너지 확대가 불가피한 제약-바이오헬스 업종이기 때문에, 대-중견-벤처기업 간 조화가 새로운 차원의 산업구조 고도화를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움튼다.
SK그룹의 특징은 개척이다. 정유, 통신, 반도체 등 분야 과감한 투자 후 성공 행보가 제약-바이오로 이어져 이번 뇌전증 치료 글로벌신약 ‘엑스코프리’의 탄생으로 현실화했다. 2001년 기초 연구를 시작한 이후 18년만이다. 2002년에 이미 “2030년엔 제약바이오가 그룹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던 최태원 회장은 수년전 경기도 판교 생명과학연구원을 직접 방문해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을 예상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해왔다”며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루자”고 독려했다. 이미 신약개발을 그룹의 블루오션 중 하나로 삼으려는 의지는 1993년 대덕연구팀을 만들때부터 잉태되고 있었다.
▶SK팜테코, BMS,앰팩공장 등 반석 탄탄=‘2030 글로벌 제약바이오 게임체인저’ 전략은 구조개편으로 이어졌다. SK㈜는 SK바이오팜을 낳고, 원료 의약품 생산담당 SK바이오텍으로 새끼 쳤다. SK바이오텍은 영국 BMS의 아일랜드 생산시설을, SK㈜는 의약품 위탁생산업체 미국 앰팩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어 SK바이오텍과 아일랜드, 앰팩 공장 등을 SK팜테코로 통합해 시너지극대화 포맷을 구축한다.
SK바이오팜은 이 반석 위에서 조현병, 조울증 신약 등 중추신경계 6개 파이프라인 뿐 만 아니라 삼성서울병원과 항암제 개발도 5년째 지속하고 있다. 엑스코프리 하나만으로 연 1조원 매출이 관측되고 있어 해마다 현실화할 대박의 크기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대한민국 신약1호 SK케미칼, 치매 패치의 기발함= 최창원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SK케미칼은 1987년 이후 한국민에게 우리 힘으로 암 정복의 꿈을 심어준 토종 첫 회사이다. 3세대 백금착체 항암제 선플라 개발 출시(1999년) 이후 ‘대한민국 신약 1호’의 자존심으로 꾸준히 신약, 개량신약, 제형 변경의약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FDA 시판허가를 받은 SK케미칼의 치매치료 패치 ‘SID710(성분명 : 리바스티그민)’는 퍼스트인(First In) 신약에 버금가는 의미로 평가된다. 기존 치매치료 알약은 약이되, 약이 아니었다. 치매 환자들은 알약 먹을 시간과 횟수를 기억하기 어려웠다. 패치는 피부를 통해 약물을 체내에 전달한다는 점에서 고도의 기술(TDS)을 요하지만 SK케미칼이 해냈다. 나아가 알약이 갖고 있던 오심, 구토, 염증 등 부작용과 간에 대한 부담을 없앴다. 이미 19개국에 진출, 24개 제약사와 판권과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곧 남미, 동남아로 간다.
▶화수분 파이프라인=SK케미칼은 ‘선플라’ 외에도 2001년 천연물 의약품 1호 ‘조인스’, 2007년 발기부전치료 신약 ‘엠빅스’ 등 자체 신약 개발에 잇달아 성공했다. R&D 방향을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하며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플라즈마로 전문화해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4가’를 개발·상용화했고, 2017년에는 세계 두 번째로 대상포진 백신을, 지난해에는 국내 두 번째 수두백신을 개발했다. 또 바이오 신약 최초로 바이오 신약 최초로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의 미국·유럽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이밖에 백신으로는 장티푸스 예방제(NBP618)가 임상 3상중이고, 소아장염 예방제(NBP613)는 2상, 자궁경부암 예방(NBP615), 차세대 폐렴구균 예방 백신(GBP410)은 임상 1상중이다. 또다른 치매치료신약(SID710), 파킨슨 치료제(SKP161), 만성동맥폐색증 치료제(SID142)는 각국 허가 신청을 내놨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