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ㆍ아베오도 같은 운명…SUVㆍ경차로 수요 이동
르노 클리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소형 세단과 해치백이 사라진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경차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해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소형 라인업 자리를 지키던 엑센트에 이어 해치백 모델인 르노 클리오의 단종이 결정됐다.
르노삼성자동차는 터키 공장에서 생산해 수입하는 클리오 재고를 모두 판매했다고 밝혔다. 올해 클리오의 누적 판매량은 3000대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감소했다.
클리오는 세계적으로 성능과 디자인에서 호평이 많았다. 하지만 소형 세단과 해치백 수요가 메마른 국내에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르노삼성차는 당분간 클리오를 추가로 수입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클리오 판매 모델은 완판된 상태”라며 “연말 유럽에서 출시한 차세대 모델의 국내 판매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엑센트의 내수 판매용 생산은 지난 7월 중단됐다. 지난달 판매량은 447대에 불과했다. 이에 앞서 기아차 프라이드와 한국지엠(GM) 아베오도 단종의 운명을 맞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소형 승용차 판매량은 올해 10월까지 총 29만911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늘었다. 이 가운데 SUV(17만9403대) 등을 제외한 세단 판매량은 11만9711대로 같은 기간보다 21.5% 위축됐다.
지난 2012년 24만대를 돌파했던 소형 세단 판매량은 2017년 20만대를 밑돌았다. 소형에서도 SUV 인기가 많아지면서 세단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진 영향이었다.
반면 소형 SUV는 10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3% 늘어난 17만9403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연간(16만9346대) 판매량을 웃도는 수치다. 2016년에 11만621대로 10만대를 넘은 이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현대차 베뉴와 기아차 셀토스가 소형 SUV 돌풍을 이끌었다.
셀토스는 지난달 6136대가 팔리며 SUV 중 싼타페(7001대) 다음으로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누적 판매량은 2만7200대다. 베뉴는 1977대 판매되며 11월까지 누적 1만3766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편 경차 수요는 소형 세단보다 감소세가 적었다. 올해 10월까지 경차 판매량은 9만63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줄었다.
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