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은 24절기 중 하나인 동지(冬至)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더욱 생각나는 팥죽과 새알심은 언제부터, 왜 먹게 됐을까. [연합] |
[헤럴드경제=이운자] 오는 22일은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반대로 밤은 가장 길다는 동지(冬至)다. 동지가 되면 가장 사랑 받는 음식은 단연 팥죽이다. 찹쌀로 만든 새알심을 넣거나 불리 멥쌀을 넣어 되죽하게 끓인 팥죽에는 무슨 의미가 담겼을까.
동지는 대설(大雪)과 소한(小寒) 사이에 있는 24절기 중 하나이다. 낮 보다는 밤이 가장 긴 동지를 기점으로 낮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기 시작해 예로부터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로 여겨졌다.
이로 인해 민가에서는 설 다음가는 ‘작은 설’로 대접 받기도 했다. 흔히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동지첨치:冬至添齒)”거나 “동지가 지나면 새해의 기운이 들어온다”는 말이 민가에 전해 내려오기도 한다.
동짓날 대표적 음식으로 꼽히는 팥죽은 옛날부터 음(陰)의 기운이 강해 귀신들의 활동이 왕성하다는 이날, 액운과 귀신을 쫓기 위해 양(陽)의 기운을 받기 위해 붉은 색의 팥을 이용해 동지팥죽을 쑤어 먹었다고 한다.
때문에 팥죽을 쑤어 집 곳곳에 뿌리면서 잡귀나 역병을 쫓고 한해의 건강을 기원하기도 했다.
팥죽에 넣어 먹는 찹쌀가루로 빚은 새알심은 새알만한 크기로 만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게 속설이다.
동지의 또 다른 이름은 애동지다. 11월 10일 안에 동지가 들면 ‘애동지’라하여 아이들에게 나쁘기도 해서 팥죽을 쑤지 않는다. 또 그 집안에 괴질(콜레라, 혹은 원인을 알 수없는 병)로 죽은 사람이 있어도 팥죽을 쑤지 않았다고 한다.
팥죽에 넣는 새알심도 찹쌀가루나 수수쌀을 이용해 넣어 나이 수대로 먹었다. 특이 한 점은 팥죽이 꼭 동지에만 쑤어 먹는 음식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사람이 죽은 상갓집에도 팥죽을 쑤어 부조하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상가의 악귀를 쫒기 위한 주술의 의미로 풀이된다.
현대에 와서는 팥죽은 몸을 보하는 웰빙 영양식으로 조명 받고 있다.
보통 10월에 수확하는 주재료인 팥에는 풍부한 단백질 성분과 함께 식이섬유, 비타민B1, 칼슘, 칼륨, 엽상 등 여러 영양소가 함유돼 있다.
특히 쌀을 주식으로 삼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부족한 영양소인 비타민B1과 칼륨 등을 보충할 수 있다. 또한 팥에는 사포닌 성분이 있어 이뇨작용을 도와 부기를 빼주고 혈압 상승을 억제해 주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팥으로 요리할 때는 주의 점이 있다. 먼저 12시간 이상 불린 팥은 사포닌 특유의 씁쓸한 맛이 있어 처음 삶은 물을 따라 버려야 위장이 약한 경우 배탈이 나지 않는다.
이후 다시 물을 따라 껍질이 푹 물러질 정도로 삶아 낸 후 불을 최대한 낮춰 으깨가며 물기를 충분히 날려 준 후 용도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팥은 영양이 풍부해 벌레가 생기기 쉽다. 따라서 수분이 거의 없는 상태로 바짝 말린 후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곳이나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된다.
yihan@heraldcorp.com